독일 언론은 한국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승리함으로써 40여년 간 계속돼온 보수세력의 의회 지배가 처음으로 깨지고 대북 화해와 대미 독립성을 확대하는 방향의 정책이 추진될 수 있다도 의미를 평가했다. 일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너 차이퉁(FAZ)은 16일 자에서 "40년 넘게 보수 세력이 지배해온 의회에서 자유주의적 개혁 지향 정당인 열린우리당이 처음으로 과반의석을 차지함으로써 한국 정치의 변화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FAZ는 "이론상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탄핵안에 9월12일까지 결정할 수 있으나 서울에선 조속한 결정을 추정하고 있다"면서 "총선 결과가 재판관들에게 하나의 신호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는게 일반적 관측"이라고 소개했다. 우리당은 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대북 화해정책과 북핵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추구하고 있다고 밝힌 FAZ는 "그러나 이 전략은 서울에 온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의반대에도 직면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간 쥐트도이체 차이퉁(SZ)은 "노 대통령과 가까운 자유주의적 정당인 우리당의 승리는 유권자들이 기존의 가장 강력한 정치세력이자 노 대통령을 탄핵했던 한나라당을 심판한 것"이라면서 이로써 자유주의 세력이 44년 만에 처음으로 의회 내의보수파 지배를 깨뜨렸다고 평가했다. SZ는 `보수파 시대의 종언'이라는 제목의 이 기사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향후한국의 대북, 대미 정책 방향을 시사하는 것이라면서 대북 화해와 워싱턴으로부터독립 확대를 추진하는 노 대통령 정부의 입지가 강화됐다고 밝혔다. 일간 타게스 슈피겔은 "4주 전 야당의 대통령 탄핵에 항의해 신발과 투표함을던지고 애국가를 계속 불러댔던 우리당 의원들이 의회 3분의 2를 차지한 반면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야당의 쿠데타는 총선에서 패배를 맞았다"고 보도했다. 우리당의 승리에는 무엇보다 20-30대 유권자가 기여했다고 소개한 이 신문은 "우리당은 깨끗한 새 출발과 부패와 싸움을 다짐했으며, 노 대통령처럼 대북 화해정책과 대미 독립성 확대를 내걸어 젊은 한국인들의 호감을 샀다"고 분석했다. 이에대응해 한나라당도 향후에는 유연하고 미래지향적인 대북정책을 펼 것이라고 밝혔으며, 민주당은 이라크 파병에 반대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오스트리아의 일간 슈탄다르트는 "야당의 탄핵으로 직무정지된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신생 개혁정당인 우리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해 44년 만에 자유주의 세력이 의회를 지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슈탄다르트는 "대통령 지지자들이 분명히 대대적 승리를 거두었다"면서 우리당의 승리는 "대북 화해와 대미 독립성 확대를 추구하는 노 대통령의 힘을 강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제지 한델스 불라트는 "우리당의 압승은 직무정지된 노 대통령이 복귀할 길을길을 닦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은 패배를 시인했으며, 박근혜 대표는 이번 선거가 한나라당에 많은 교훈을 줬음을 밝혔다고 전했다. 일간 타츠는 "자유주의적 좌파인 우리당이 노 대통령 탄핵 반대 투표에서 승리하고 보수파가 처음으로 의회 내 다수 지위를 잃었으며, 민주노동당도 처음으로 의회에 진출했다"면서 이를 `한국 좌파의 승리'라고 규정했다. 타츠는 또 한국은 이라크에 3천명의 명력을 추가 파견키로 했으며,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총선날 서울에 와 이라크 파병에 대해 논의했으나 이라크전은 이번 총선에서 부수적 주제였다고 지적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