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삼성전자[005930]로부터 1조(兆)원 이상의제품을 구매하는 업체가 15개사 이상 될 전망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제품 수요업체가 PC 중심에서 휴대전화, 게임기, 디지털가전등으로 다양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2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은 지난 25일 연세대 백주념기념관 강연에서 "세계적 IT 업체인 노키아의 휴대전화에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를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급하고 있다"며 "노키아는 올해 삼성 반도체 부문의 최대 고객중 하나가 될 것이며 그 규모는 조(兆) 단위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키아는 기존에 미국 인텔사의 NOR 플래시를 사용했으나 가격인상 요구를 받자삼성측에 제품공급을 타진했고 삼성은 9개월간의 연구 끝에 더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NAND 플래시 메모리를 개발, 공급했다고 황 사장은 덧붙였다. 황 사장은 이어 "HP의 칼리 피오리나 회장도 최근 삼성전자측에 긴급하게 도움을 요청해 왔다"며 "올해 PC 교체 수요기를 맞아 D램, TFT-LCD, 플래시 메모리 등을 다량으로 공급하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HP는 노키아와 함께 반도체 부문 양대최대 고객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HP 역시 삼성전자가 올해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고객사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반도체 매출이 96.7억달러, TFT-LCD가 53.7억달러로 총 150억 달러(한화 약 17조4천억원)에 달하지만 올해는 반도체 부문만해도 40% 늘어나는 등 엄청난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올해 세계 10대IT 업체는 물론 15대 업체들에서도 1조원대 규모의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델의 경우, 삼성전자와 지난 2000년부터 4년간 메모리 반도체, LCD, 모니터 등160억 달러 규모의 컴퓨터 핵심부품을 공급키로 계약해 평균 40억 달러(한화 약 4조6천300억원)의 연간 매출을 기록하는 최대 고객으로 자리잡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의 MS, HP, IBM, 델 등을 대상으로는 D램 및 플래시 메모리를 주로 공급하고 있고 소니와 MS의 게임기인 PS2와 엑스박스에는 각각 램버스 D램과 D램을 거의 전량 공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유럽의 노키아, 소니-에릭슨의 휴대전화와 필립스의 가전제품에는 플래시 메모리를 다량 공급하는 등 세계 10대 IT 업체를 중심으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 제품을 연간 10억달러 이상을 구입하는 회사가 이렇게 많아진 것은 예전에는 주 고객사가 PC 업체에 한정됐었지만 이제는 휴대전화와 각종 게임기, 그리고 MP3를 포함한 디지털 제품 등으로까지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