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시작될 예정인 한국교육방송공사(EBS)의 수학능력시험 대비 강의를 앞두고 TV뿐 아니라 인터넷,PC 등을 이용해 이를 보려는 수험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형태의 대학입학시험 대비 강의가 공중파 TV로 처음 방영된 지난 1989년에는 비디오 카세트 녹화기(VCR)의 예약녹화 기능을 이용해 테이프에 이를 저장한 뒤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15년이 흐른 지금은 인터넷, PC와 TV를 함께 활용해 원하는 부분을 찾아서 볼 수 있으며 내용을 하드디스크, 공CD(CD-R), 공DVD 등에 보관해 원할 때마다찾아보려는 수험생들이 많다. PC를 이용해 EBS 수능 강의를 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알아본다. ▲미디어 센터 PC = 가장 편한 방법은 `미디어 센터 PC'를 이용하는 것이다. 미디어 센터 PC란 특정 PC제조사의 제품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TV, 라디오,인터넷에 연결해 보통 TV처럼 리모컨으로 동영상과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멀티미디어 PC용 운영체제 `윈도XP 미디어 센터 에디션'을 탑재한 PC를 가리킨다. 예약녹화 기능을 지원하며 하루 2번 자동으로 인터넷에 접속해 앞으로 2주일 동안의 프로그램 가이드를 업데이트하는 기능도 있어 만일 원하는 프로그램의 방송 날짜나 시각에 갑자기 변동이 생기더라도 아무런 문제 없이 녹화할 수 있다. TV를 보다가 원하는 부분에 표시를 해 둬 나중에 언제든 곧바로 찾을 수 있는책갈피 기능도 있다. 특히 보고 있던 TV 프로그램의 최근 30분 분량을 자동으로 저장해 놓는 기능이 있어 만약 깜빡 잊고 TV 녹화를 하지 않았더라도 강의 도중에 이 기능을 쓰면 곧바로 프로그램 시작 부분부터 녹화를 할 수 있으며 듣다가 놓친 부분이 있더라도 즉석에서 되감기를 해 다시 볼 수 있다. PC 모니터로 동영상을 보면 해상도는 높지만 화면 크기가 작아 가까이서 보아야만 하는 등 불편함이 있으나 미디어 센터 PC를 TV에 연결하면 여유있는 화면으로 볼수 있어 더욱 편리하다. 수능 수험생이 방송 강의를 들으면 다른 가족은 TV를 볼 수 없는 것이 보통이지만 미디어 센터 PC를 이용하면 큰 화면으로 수능 강의를 보면서 구석의 조그만 창에TV뉴스나 드라마 채널을 띄울 수 있다. 셋톱박스, 케이블, 위성 또는 일반 안테나 등으로부터 들어오는 방송 신호를 잡아 화질을 자동으로 최적화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한국HP, 삼보컴퓨터 등이 이런 제품을 내놓고 있다. 소비자가격이 보통 200만원대로 다소 비싼 것이 단점이다. ▲TV수신카드 이용 = 다소 불편하기는 하지만 고해상도TV(HDTV)를 지원하는 디지털TV 수신카드를 이용해 PC에 프로그램을 저장하는 방법도 있다. PC에 디지털TV 수신카드를 꽂으면 PC 모니터를 통해 TV 강의를 보고 PC하드디스크에 이를 녹화할 수 있으며 이를 TV에 연결해 볼 수도 있다.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신호를 풀어내는 제품은 보통 10만원대이며 하드웨어에 전용 디코딩 칩을 내장해 좋은 화질로 동영상을 즐길 수 있는 제품도 20만원 전후면살 수 있다. 디지털 TV 수신카드라 하더라도 HD급이 아니라 표준해상도(SD)급 제품이나 아날로그 TV 전용 수신카드는 물론 더 싸지만 최근에는 가정에 HDTV가 많이 보급돼 있기때문에 홈시어터나 수능강의 녹화 등의 목적으로는 HDTV 수신카드가 시장의 대세를이룰 전망이다. ▲별도 장치 없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방법 = EBS 웹사이트를 통해 제공되는 동영상 강의 파일을 초고속인터넷으로 PC에 내려받거나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보는 방법도 있다. 수백만명의 수능 수험생이 접속을 시도할 경우 일부 지역에서 속도가 느려질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으나 EBS가 서버와 회선을 증설하고 KT[030200]를 비롯한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들도 수백억원을 투자해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대책을 세워놓고 있어 의외로 별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PC를 쓰지 않는 방법 = `컴맹'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가장 익숙한 방법은 집에 있는 VCR의 예약녹화 기능을 이용하는 것이다. 예약코드 등을 이용하면 예약시간과 채널을 별도로 지정하지 않고도 편리하게녹화할 수 있지만 PC와 달리 디지털 동영상 복사, 책갈피 기능, 시청 도중 실시간되감기 등이 불가능해 다소 불편할 수도 있다. 널리 쓰이는 아날로그방식 비디오 홈 시스템(VHS) VCR 대신 최근 신제품이 나오고 있는 디지털방식 녹화기를 이용하면 이런 불편함은 상당 부분 해소된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기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