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서북부 아르항겔스크의 9층짜리 아파트에서 16일 새벽(현지 시간) 가스 누출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강력한 폭발이 발생, 최소 8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했다. 지금 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8명이지만 50여명이 아직 무너진 건물 잔해에 매몰돼 있어 희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사고 후 지금 까지 22명이 건물 더미에서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날 폭발은 오전 3시 25분께 일어났으며, 희생자들의 대부분은 잠을 자고 있다가 변을 당했다. 폭발이 일어난 아파트에는 36가구에 80여명이 거주하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구조 책임자인 미하일 부신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숨졌는지 아직 말하기 힘들지만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면서 "폭발은 주민들이 잠에 빠져 있던 시간에 일어났다"고 말했다. 비상대책부는 현재 50명 안팎이 건물 잔해 더미에 깔려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번 폭발의 원인은 가스 누출에 의한 것으로 보이나 다른 가능성도 배제하지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폭발 장치가 발견되지 않은 점에 비춰 가스 누출 사고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근처의 한 주민은 "큰 폭발음에 놀라 잠에서 깼다"면서 "(강력한 진동 때문인듯) 우리집 벽이 갑자기 침대로 무너져 내렸다"고 사고 당시를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뿌연 먼지 기둥 너머 벽 대신 길거리가 보였다"면서 "그리고 사고가 난아파트에서 비명 소리가 들렸다"고 덧붙였다. 폭발이 발생한 아파트 건물은 전체가 폭삭 주저앉았으며, 근처 아파트들도 벽이 부서지고 유리창이 깨지는 등 피해가 컸다고 TV 방송들이 목격자들의 말을 빌려보도했다. 비상 구조 당국은 사고 직후 구조대와 장비를 실은 일류신-76 화물기와 밀(Mi)-8 헬기 2대를 사고 지역으로 급파했고, 현재 현장에서 대형 크레인 등을 동원한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첫 구조 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무너진 건물 더미에서 불길 까치 치솟아 초기 구조 작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러시아에서는 매년 겨울 안전 소홀로 인한 가스 폭발 사고가 자주 일어나고 있으며, 이번 사고도 같은 유형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