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이달 말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회 각계의 불만이 파업과 시위로 분출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주는 과학연구원, 병원 의사 및 간호사, 교사, 기업 근로자들이 잇따라 파업을 계획 중이어서 장-피에르 라파랭 총리 정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보인다. 전국 공공 과학연구소 소장, 간부 등 수백명은 9일 파리 시청에 모여 회의를 열고 정부의 과학연구예산 삭감에 항의해 집단 사퇴할 것인지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1월 '과학연구를 구하자'(Sauvons la recherche)라는 단체를 구성한 이들은 정부가 예산을 삭감한 결과 과학연구기반이 무너지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이들은 정부가 과학연구기반 확충을 위한 가시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집단 사퇴를 불사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라파랭 총리는 이에 대해 2007년까지 과학예산 30억유로를 추가 배정하겠다고약속했으나 '과학을 구하자' 회원들이 이를 수용하고 파업 위협을 철회할지는 불투명하다. 대학 이공계 학생, 연구소 직원 등은 이들의 회의에 맞춰 파업을 벌이는 동시에파리 시내에서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병원 의사, 간호사들은 2007년부터 적용될 병원 개혁 계획에 항의해 11일 파리바스티유 광장에서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이 병원 개혁안의 골자는 공공병원 운영 효율화를 위한 인원, 재정 삭감이다. 초중고교 교사들도 12일 정부가 교육 정책을 소홀히하고 있다며 시위를 열 계획이다. 이들은 라파랭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정부의 출범 이후 교육예산과 인원이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며 이는 교육이 라파랭 정부의 정책 우선 순위에서 뒤로 밀리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교사 등 교육계 노동자들은 교육예산 삭감, 교사 감원, 교실 보조교사 축소, 연금제도 개혁 등에 항의해 지난해 수차례에 걸쳐 파업과 시위를 단행한 바 있다. 담배회사인 알타디스 직원들은 9일 감원 등 구조조정 계획에 항의하기 위해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이같은 각계 파업과 시위는 오는 21일과 28일 주의회, 도의회, 코르시카 지방의회 등의 의원들을 선출하기 위한 지방선거를 앞두고 라파랭 정부와 집권 여당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지난 6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라파랭 총리에대한 국민 지지도는 각각 35%, 31%로 2002년 중도우파 정부 출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