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투신업계에 인수합병(M&A)바람이 몰아칠 전망이다. 굵직한 대형사들이 급매물로 나와 있는데다 우리금융 국민은행 등 '절대강자'들이 잇따라 인수의사를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증권·투신사의 CEO(최고경영자)를 두루 거친 황영기 우리금융 회장(내정)이 '증권투신 부문 강화' 의사를 밝힘에 따라 증권업계 M&A는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기대감을 반영,8일 종합주가지수 약세에도 불구하고 우리·대우·LG투자증권 등 M&A대상 기업의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한투·대투 인수의향서 접수 매각 주간사회사인 모건스탠리는 한투증권과 대투증권의 실사를 최근 마무리,이날 30여개에 달하는 예비 인수후보자들에게 '투자안내서(Information Memorandum)'를 발송했다. 정부는 이달안으로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할 계획이다. 이후 4월 초 인수후보자에 대해 실사기회를 부여하고 이들 가운데 우선협상대상자를 5월 중에 선정,6월 중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은 조만간 제일투자증권을 인수합병해 덩치를 키울 예정이다.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대우증권과 산은이 관리하고 있는 LG투자증권도 매물로 나와 있다. 이들 증권사가 모두 덩치가 큰데다 업계의 리딩컴퍼니여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수능력과 의지를 모두 갖춘 국내 금융회사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어 예상보다 M&A가 앞당겨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자본간의 경쟁 금융계는 우리금융의 가세로 인해 증권·투신업계의 M&A는 국내자본이 주도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미국 푸르덴셜그룹과 씨티그룹이 현투증권과 한미은행을 인수해 금융시장 내 '토종자본' 입지를 궁지로 몰아넣을 태세다. 특히 자산운용·펀드판매 등 간접투자시장에서 중요성을 감안할 때 외국자본의 독주는 은행권에도 달갑지 않다. 토종자본의 터줏대감 역할을 맡아야 할 우리금융의 황영기 회장이 증권투신 업무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에앞서 국민은행은 한투·대투증권의 인수의사를 밝혔다. 물론 LG투자·대우증권도 국민은행의 사정권에 들어 있다. 자금력이 막강한 동원금융지주도 최근 인수채비에 뛰어들었다. 하나은행 미래에셋증권도 물밑작업을 진행 중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한투·대투·LG투자·대우증권 등 '빅4'를 둘러싼 국내자본간 인수쟁탈전이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 투신사 사장은 "자본시장이 외국자본에 종속될 위협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대형 금융회사를 굳이 외국자본에 팔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