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 경감대책이 발표되고 새 학년이 시작된지 1주일도 안돼 교육인적자원부 홈페이지(www.moe.go.kr) 등이 `강제 야자'(강제적인 야간 자율학습)와 `0교시'(정규수업 직전 자율학습)에 대한 고교생들의 성토장으로 바뀌었다. 교육부 홈페이지에는 "방과 후 수준별 보충학습 등을 학교별로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 심의를 거쳐 희망하는 학생에게만 실시하도록 하고 있음에도 개학 다음날부터 강제로 실시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하루 100여건씩 쇄도하고 있다. `고딩'(ID)은 8일 "학교에서 형식상 보충수업과 자율학습 희망조사를 하지만 무조건 동그라미를 쳐야 하고 `X표'를 했다가는 엄청난 잔소리를 듣는다"며 "교육부가사교육비 경감대책을 발표한 뒤 학교가 교육부를 믿고 더 강제로 시킨다"는 글을 올렸다. 윤모군은 "0교시와 야자를 왜 부활했는지 모르겠다"며 "직접 와보면 0교시 때는다들 자고, 야자 때는 전부 떠들기만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학생은 "강제로 보충수업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어떤 과목은 학교 진도를나간다"며 "교육부 정책이 학교에서 잘 지켜지고 있는지 조사해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고2'라는 학생도 `우리가 로봇이냐'는 제목으로 "보충학습은 내신과 별 상관없는 수업으로 학생이 선택해서 들어야 하는데 학교에서는 교과진도를 계속 나가고 보충학습 시간에 배운 것도 시험에 낸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자율학습은 학원 수업의 필요성을 떨어뜨려 사교육비를 줄이는 게 아니라학원 갈 시간을 없애 사교육비를 경감하는 것"이라며 "주중에 학원에 못가면 토요일과 일요일에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모군은 "공부할 학생은 자율학습을 안해도 집에 가서 공부하고 공부하기 싫은학생은 학교에서 아무리 시켜도 공부를 안하기 때문에 차라리 집에 보내 잘 사람은자고 놀 사람은 놀고 공부할 사람은 공부하도록 하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또 한 학생은 "야간자습 신청서를 써오라고 하길래 불참해도 돼느냐고 물어봤더니 무조건 `참가' 표시하고 부모님 사인이나 도장을 받아오라고 했다"고 했고 `예술인'은 "미대에 가려면 실기가 더 중요한데 야자 때문에 학원에 못다니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밖에 "말이 열린교육이지, 실제로는 교도소교육"이라거나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잡아두려면 아예 학교에 여관까지 지으라"는 힐난도 나왔다. 수원 모여고 신입생은 "버스를 타고 통학하는 통에 새벽 1시에 귀가해 아침 5시30분에 일어나 다시 학교에 가면 하루 4시간 자는 셈인데 반쯤 정신 나간 상태로 책상에 앉아 말짱하게 15시간 버틸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기자 key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