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든 브라운 영국 재무장관이 독일 대통령 출마를 위해 사임한 호르스트 쾰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후임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차기 총리'의 꿈을 포기할지 주목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지 인터넷판이 5일 보도했다. IMF 소식통은 영국 노동당 역사상 최장 재무장관이자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당내 최대 라이벌인 고든 브라운이 차기 IMF 총재 후보군중 한명이라고 확인했고,몇몇 소식통들은 브라운이 세계적 차원의 사회정의를 추구해 왔다는 평판을 갖고 있어 유력한 차기 IMF총재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국 재무부 대변인은 브라운 장관의 사임설은 `순전히 추측'이며,아직 코멘트 할게 없다고 밝혔지만 내부 소식통들은 브라운 장관이 IMF총재 입후보압력을 받게된다고 해서 놀랄 일이 아니며, 출마제안이 이뤄지면 그가 이를 신중히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운이 IMF총재가 될 경우 그는 세계의 주요 빈국들에 대한 부채탕감과 적극적인 원조정책을 통해 세계적인 빈곤을 추방하려는 그의 복안을 실행에 옮길수 있다. 그는 이미 IMF내 핵심 의사결정기구의 의장으로서 추진력을 발휘해 왔고, 4일 쾰러총재의 사임소식이 전해지자 마자 워싱턴에서는 후임으로 그의 이름이 거론됐다. 하지만 IMF총재직을 맡게되면 브라운은 지난 94년 존 스미스 노동당수의 급작스런 사망이후 전개된 당권경쟁때 부터 경쟁해온 `숙적' 토니 블레어 총리체제를 꺾고차기 총리가 되려는 야심을 포기해야만 한다. 최근 수년간 브라운 장관이 당권경쟁을 포기하는 대신 노동당 정권하의 적절한시기에 블레어가 총리직을 브라운에게 넘겨주기로 `밀약'이 체결됐다는 소문이 계속됐지만 두 사람 모두 이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 노동당내 일각에서는 오히려 블레어총리가 이라크전쟁 문제로 최대 위기에 봉착해 있는 상황에서 장관직을 물러남으로써 차기 총리에 대한 꿈을 접을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브라운 장관은 노동당의 차기총선 승리를 위해 매우 중요한 하계총괄예산 심사를 담당하고 있어 그가 IMF총재 입후보를 위해 사임할 경우 블레어 총리는 총선이 1년도 안남은 상황에서 후임을 물색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IMF 총재는 미국이 백악관의 입맛에 맞지않는 후보에 대한 거부권을 갖고 있지만 전통적으로 유럽인들이 맡아온게 관례. 하지만 한 소식통은 "전통적으로 유럽의대륙국들은 영국인이 맡는것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었다"면서 미국과 영국간의 긴밀한 관계가 오히려 브라운 장관에게 역풍을 초래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후임 IMF 총재로는 브라운 장관 외에 프랑스의 장 르미에르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총재, 로드리고 라토 스페인 경제장관, 레체크 발세로비치 폴란드 중앙은행 총재 등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안수훈 기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