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남부 나시리아에서 활동 중인 서희.제마부대가 인근 동맹군 부대와 친선 축구경기를 잇따라 개최해 월드컵 열기를 되살리고 있어 화제다. 서희.제마부대가 위치한 이라크 남부 탈리기지에 주둔 중인 국가는 미국을 비롯 이탈리아, 포르투갈, 영국, 네덜란드, 루마니아 등 모두 7개국. 전통의 축구 강국으로 알려진 이들 국가 군인들은 평소 틈틈이 연습과 자체 경기를 통해 축구 기량을 연마하던 중, 서희부대가 친선 경기를 제의하자 흔쾌히 받아들였다. 한국군 대표팀이 지금까지 맞붙은 팀은 2002년 한.일 월드컵축구대회에서 국가대표팀이 결전을 치렀던 미국과 포르투갈, 이탈리아 부대 팀들. 한국군 대표팀은 지난달 8일 첫 상대인 이탈리아 부대와 경기에서 종료 10분을 남긴 2대 2 동점상황에서 극적인 헤딩슛으로 승부를 갈라 월드컵 16강전의 감동을 재현했다. 이탈리아 국영 RAI 방송이 취재에 나서고, 이탈리아 군인 200여명이 응원한 가운데 개최된 이날 경기에서 경비대 김홍래(26) 중사가 막판 헤딩슛으로 상대편 골네트에 쐐기를 박았다. 이탈리아 응원석에서는 2002년 월드컵 16강전에서 헤딩슛으로 이탈리아에 패배를 안긴 '페루자 안(안정환)'이 떠오른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고 현지 관계자들이 알려왔다. 한국군 대표팀은 같은 달 15일 미국 부대 팀과 경기에서 실력의 우위를 앞세워 무차별 골 세례 끝에 8대3으로 압승을 거뒀다. 현장을 취재한 미공군 332원정단 공보장교인 슈먼(여.32) 대위는 "한국이 이탈리아전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실력에서 한 수 앞섰기 때문"이라고 한국군의 막강 전력을 인정했다. 서희부대는 또 같은 달 22일 포르투갈 부대와 경기에서는 시작 10분만에 선제골을 내줬으나, 저돌적이고 적극적인 공세를 퍼부어 후반 5분 동점골을 뽑은 뒤 후반15분과 30분 추가골을 보탰다. 결과는 3-1로 한국군 대표팀의 역전승. 포르투갈 부대 팀은 이날 한일월드컵 때 루이스 피구 등 포르투갈 대표선수들이 입고 나왔던 유니폼을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서희.제마부대는 향후 주말을 이용해 축구의 본고장인 영국을 포함 탈리기지에 주둔하는 다른 국가 부대 팀과 친선 축구경기를 개최해 동맹군간 우의를 다져나갈 방침이다. 한국군 축구팀 감독을 맡은 최재승(육사 40기) 중령은 "축구대회를 통해 동맹군간 우의를 다질 수 있으며, 한국군이 임무 뿐 아니라 스포츠 분야에서도 우수함을 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