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를 점령한 미군이 이라크 내 주요종족들의 족장들을 상대로 저항공격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구애(求愛)작전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는 족장들이 각 부족 구성원들에 끼치는 영향력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전략에서 비롯된 것으로, 키르쿠크에 부대를 보낼 예정인 한국군이 참고할 만한 사례로지적되고 있다. 저항세력의 공격이 활발한 `수니삼각' 지대에 속하는 발라드에 사는 부족장들은최근 미군 주도의 연합군 임시행정처(CPA)에 미군과 이라크 경찰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제출했다고 아랍어 일간 알-사바흐가 1일 보도했다. 신문은 `공격포기 약정(No Attack Agreement)'으로 불리는 이 각서는 발라드와그 주변 지역에서 미군에 체포된 주민들의 석방을 전제로 부족장들과 CPA간에 체결됐다며 미군이 추진중인 포용정책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미군은 각지의 부족장들을 우호세력으로 만들기 위해 이들이 종족 구성원들을대변해 요구하고 있는 구금자 석방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차원에서 미군은 각 지역에 주둔중인 부대장을 앞세워 족장들을 활발하게만나고 있으며, 지난 달 27일 한국군 주둔 예정지인 키르쿠크의 하위자에서도 저항세력의 공격을 억제하기 위한 미군 부대장과 종족 대표들간 접촉이 이뤄졌다. 한 소식통은 "부족장은 각 부족을 대표하는 최고 어른이자 중재자로서 상당한영향력을 행사한다"며 미군이 부족장 포섭에 나선 것은 이라크 현실을 제대로 보기시작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현재 이라크에서는 저항활동의 중심에 있는 아랍계의 주요 부족으로는 샤마리,티미미, 둘레이미, 오베이디, 주부리, 라미, 카파제, 주바이디, 무사위, 타이 등이꼽힌다. 이 가운데 키르쿠크에선 오베이디와 주부리족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소식통들은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 후 목소리를 낮추고 살았던 부족장들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며 미군이 이를 활용해 부족장들을 치안유지의전면에 내세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알-사바흐는 이라크 전력부가 전국 각지에 설치돼 있는 송전탑을 약탈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해당 지역 부족장들과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바그다드=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