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가 중소기업이 선점한 사업부문에 잇따라 뛰어들며 시장 석권을 선언하고 나서 주목된다. 중소기업들이 전문성을 앞세워 시장을 개척했지만 월등한 자금력과 뒤지지 않는기술력으로 무장한 대기업들이 본격 뛰어들면서 판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공기청정기 사업에 본격 뛰어들기로 하고 국내 최초의 20단계 필터 시스템을 적용한 공기청정기 클레나(Klena)를 시장에 내놨다. LG전자는 클레나가 세계 특허기술인 `바이오 살균 헤파(HEPA) 필터'로 실내 공기뿐만 아니라 공기청정기 내부까지 살균해 기존 공기청정기의 문제점인 제품 내부의 2차 오염문제를 해결하는 등 최첨단의 기능을 갖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지금은 중소기업 제품이 주류지만 승패는 기술력에서 나는 만큼 에어컨 4년연속세계 판매 1위의 기술력을 활용해 내년에 국내 시장의 40%를 차지하며 1위에 오르고세계 시장 공략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디지털 가전 사업본부장인 이영하 부사장은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은 중소기업의 염가형 일반기능 제품이 주류지만 고가형 고급시장은 결국 대기업이 담당해야 할부분"이라며 "국내 시장은 수 년내 LG와 삼성을 축으로 재편되는 한편 대기업의 고가제품과 중소기업의 염가제품으로 양극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도 지난해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공기청정기 시장에 뛰어들어 막강한 유통망과 온라인 판매 등을 앞세워 선발 주자인 청풍이나 웅진코웨이 등과 같은 중소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 최근 MP3 사업을 세계 1위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그동안 `아이리버'로 잘 알려진 레인콤 등 중소기업의 위세에 밀려 국내는 물론세계시장에서도 기업 위상에 비해 불만족스런 성적을 내 온 MP3 분야에 대한 투자를대폭 확대, 지난해 100여만대였던 전세계 판매량을 올해 2-3배 가량 늘려 레인콤을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포부다.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최지성 사장은 "지금까지 단순히 휴대용 음악기기 라는 판단으로 MP3 사업이 혼선을 거듭했다"며 "MP3는 향후 디지털미디어 사업의 핵심으로 키울만한 가치가 있는만큼 투자를 크게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와 세계 MP3 시장 `넘버 1'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들과삼성전자간 한판 대결이 올해 국내외 시장에서 뜨겁게 펼쳐질 전망이다. 삼성과 LG는 앞서 수년전에도 위니아만도가 원조격인 김치냉장고 시장에 한발늦게 뛰어들었지만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신모델 출시와 중소기업을 압도하는 유통망 등으로 위니아만도의 독주에 제동을 걸며 `위력'을 과시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예전에는 중소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공기청정기나 MP3 부문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대기업의 참여는시간 문제였다"며 "중소기업은 자신들만의 특화된 기술력으로, 대기업은 엄청난 R&D투자와 유통망 등을 통해 막상막하의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