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베르티앙 아리스티드 아이티 대통령이 햐야를 촉구하는 반군과 국제사회의 압력에 굴복,대통령직을 사임하고 아이티를 떠났으며 헌법상 계승자인 보니파스 알렉산드르 대법원장이 과도정부의 대통령직을 맡게 됐다고 AP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지역방송사의 보도를 인용,아리스티드 대통령이 탄 비행기가 카리브해 안티구아섬을 경우 남 아프리카 공화국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아리스티드 대통령이 망명길을 택함으로써 지난 5일부터 수도 포르토프랭스로 북서부 고나이브지방에서 시작,그가 2000년 총선에서 광범위한 부정을 저질렀다며 하야를 요구해온 무장세력들의 반란은 해결국면을 맞게 됐다. 아리스티드 대통령의 출국은 반군들이 포르토프랭스 인근 40km 지점까지 진격해 온 가운데 이뤄졌다. 이본 넵튠 아이티 수상은 아리스티드 대통령이 출국한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 사임했다"고 발표했다. 아리스티드 대통령은 출국직전 사직서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리스티드 대통령의 사임소식에 반란군 지도자는 새정부가 들어서는대로 무장병력을 해산하겠다고 밝혔다. 아리스티드 대통령의 아이티 출국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정부는 이를 환영한다고 말하고 이는 아이티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발표했다. 프랑스 외무부도 아리스티드 대통령이 권좌를 떠났다고 밝히고 그의 출국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와 미국은 그동안 아리스티드 대통령에게 아이티 국민을 위해 사임할 것을 촉구해 왔다. 1990년 아이티의 첫번째 민선 대통령으로 당선된 아리스티드 대통령은 91년 군부쿠데타로 축출됐다가 94년 2만명의 군대를 파견한 미국을 비롯,다국적군의 도움으로 정권에 복귀했다. 그러나 이후 마약밀수를 통한 부패를 방조하고 무장집단을 동원 정적들을 탄압한다는 이유로 반대세력들의 저항에 부딪혀 왔다. 한편 아리스티드 대통령이 아이티를 떠난 직후 포르토프랭스에선 칼과 총등으로 무장한 수백명의 이라스티드 지지자들이 대통령궁 밖에 집결했으며 인근 거리에선 약탈행위가 빚어졌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지난 5일 무장세력들의 반란이 시작된후 지금까지 아이티에선 1백여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