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지뢰 등 폭발물뿐 아니라 마약류까지도`원거리'에서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이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국내에서 개발됐다. 17일 고려대 제어계측학과 허훈 교수에 따르면 이 대학 출신 공학도들이 창업한벤처업체 `미지테크'가 신형 폭발물 탐지기(NQR 폭발물 탐지기) 개발에 성공, 특허등록까지 마친 뒤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다. 이 탐지기는 지난 1998년 6월 기초연구에 들어가 2001년 국방부의 민.군 겸용기술사업으로 지정됐고, 연구착수 이후 5년여만에 결실을 보게 된 것. 현재 미국에서는 민수용으로 이 탐지기가 최근 개발.완료돼 1대당 100만달러를호가하고 있고 군수용은 개발완료 단계에 있다. 허 교수는 현재 폭발물 탐지기가 금속 성분의 폭발물만을 발견할 수 있고, 6.25전쟁 중 우리나라에 대량 살포된 발목지뢰 등의 플라스틱 폭발물은 탐지할 수 없다고 소개했다. 또 공항.항만 등에서 마약을 수색할 때 탐지견을 동원하거나 수사당국의 첩보에따라 의심되는 물건을 일일이 검색해야 되지만 첨단탐지기를 동원하면 이런 어려움을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허 교수는 전했다. 허 교수는 "탐지기의 작동방식은 간단한 물리원리로, 실험실에서의 성공 사례는많다"며 "야외에서 폭발물이나 마약에 반응하는 아주 미세한 신호를 자연계의 잡음(NOISE) 사이에서 가려내는 기술이 상용화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작년 11월 국방부가 참관한 가운데 한국화약시험장에서 수차례에 걸친 야외실험에 성공했다"며 "3∼5㎝ 떨어진 거리에서 1∼2초 내에 폭발물과 마약을 체크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특허청에 특허등록까지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허 교수와 그의 제자들이 만든 탐지기는 김대중 정부 시절 6.15 공동선언이 채택되는 등 남북관계 해빙무드를 타고 고안됐다. 허 교수팀은 남북간 긴장관계가 해소되고 왕래가 잦아지면 비무장지대에 매설된지뢰가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는 점에 착안, 전 세계 지뢰탐지 32가지 기술을 비교.분석한 뒤 NQR 폭발물 탐지기 개발에 착수하게 됐다. 그는 "개발을 진행하다가 미 국방부에서 이 기술로 군수용 탐지기를 만들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고 `우리가 방향을 올바로 잡았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후 민.군 겸용기술사업으로 채택돼 2001년 9월부터 작년 8월까지 국방부의 지원을 받았고 완료단계까지 모두 30억원이 투자됐다. 그는 "탐지기 시제품은 올해 말 출시될 예정이고 휴대가 가능한 제품도 1∼2년내에 제조할 수 있다"며 "우리 제품이 확보할 수 있는 시장규모는 연간 최소 500억원대로, 제품의 업그레이드가 꾸준히 이뤄지면 군과 공항.세관.청와대.검찰.공공기관.연구소 등으로 수요처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있음)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