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 지방 분양시장이 좀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고 않고 있다. 분양가 공개논쟁마저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갈수록 미분양이 늘면서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급기야 미분양물량을 줄이기 위해 무이자등 고육책이 잇따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체감경기는 외환위기 때보다 심각하다'는 업계관계자들의 전언이 전혀 엄살만은 아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들에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관심지역 아파트를 추려 청약전략을 세워볼 만하다"고 충고했다. ◆'분위기 살려라'업계 비상 주택업체들은 계약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갖가지 묘안을 짜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계약금을 낮추고 중도금을 무이자로 융자해 주거나 중도금 이자 후불제 대신 무이자 융자를 제공하는 곳이 늘고 있다. 이자 후불제에서 무이자 융자제로 바뀌면 분양가를 4% 정도 할인하는 효과가 있다는 게 업체들의 설명이다. 한라건설은 경기도 용인시 구갈 3지구에서 한라비발디 '아델70'아파트 70가구(52-55평형)를 분양하면서 계약률이 저조하자 무이자 융자 조건을 새로 제시했다. 53평형 기준층 분양가가 5억1천5백만원 선인데 중도금 60%에 대해 무이자 융자를 제공할 경우 입주 때까지 1천3백만원의 할인 효과가 생긴다. 전체 분양가의 4% 정도로 평당 24만5천원이 깍이는 셈이다. 현대산업개발의 자회사인 현대아이앤콘스는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에서 분양 중인 '북수원 아이파크' 1백43가구(32평형)에 대해 이자 후불제를 실시했으나 미분양이 많이 생기자 중도금 무이자 융자로 방향을 틀었다. 2억2천9백만원의 분양가 중 중도금 네 차례분 9천1백60만원에 대해 무이자 융자를 제공할 경우 모두 6백만원의 분양가 절감 효과가 있다게 회사측 설명이다. 용인시 죽전에서 대덕건설이 분양하는 죽전누리에뜰 2백가구도 중도금 50%에 대해 무이자 융자가 제공된다. ◆실수요자들에게는 '기회'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건설업체들의 다양한 전략은 실수요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부동산 업계 일각에서는 "최근의 시장상황이 실수요자에게는 오히려 기회"라며 "자금여력이 충분한 실수요자라면 적극적으로 청약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최근 설문조사에서도 1·4분기를 내집마련의 기회로 꼽는 응답자들이 가장 많았다"며 "정부의 잇딴 초강경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상당기간 안정세를 찾을 전망이지만 분양가인하 등 실수요자들의 내집마련의 활용하기엔 오히려 호기일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라건설 배영한 상무는 "급격한 분양시장 위축은 주거불안의 또다른 단초"라며 "최근 2-3년 호황기엔 투자수요가 가수요를 형성하면서 실제 서민들의 내집마련의 기회는 더욱 멀어졌던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건설업체들의 분양가 인하노력과 유리한 청약조건등을 이용해 내집마련에 나서볼만하다"고 덧붙였다. ◆수도권·행정수도 예정지 등은 여전히 관심대상 연내 수도권과 지방에서 공급될 아파트는 모두 38만여가구. 이 가운데 경기에서만 14만여가구로 전체의 30%를 넘어선다. 특히 상반기에 화성동탄과 행정수도 이전으로 청약열기가 뜨거운 천안아산 등지에서 나오는 아파트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용인 수원 등 수도권 남부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화성 동탄신도시 시범단지 분양은 오는 3월로 예정돼 있다. 동탄지구의 경우 최근 분양가 산정과 동시분양 실시 등의 문제로 다소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지만 청약통장 가입자라면 눈여겨볼 만한 올해 최대관심지역이다. 지난해 분양예정이었다가 올해로 연기된 남양주덕소지구 동부센트레빌 현대아이파크 등 3천여가구도 상반기 중에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