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봄에 내집 마련을 준비하는 실수요자라면 '주택시장이 침체될수록 알짜 물량은 성수기에 몰린다'는 사실을 되새겨봄직하다. 일반적으로 신규분양 시장의 성수기는 봄과 가을이다. 과거의 예를 볼 때 이 시기에 공급물량이 몰리고, 인기 단지가 많았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성수기 비수기가 따로 없었다. 저금리,분양권 전매 등의 영향으로 집값이 급등하고 부동자금이 몰리면서 '내놓기만 하면 팔리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올해는 어떨까. 연초 각종 연구기관들은 지난해 발표된 10ㆍ29 대책 등의 영향으로 올해 집값이 3∼5% 떨어지는 등 주택시장이 냉각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실제로 지난해 12월의 경우 미분양 아파트가 한 달새 1만가구 이상 늘어나고, 계약률이 급락하는 등 이같은 전망이 맞아떨어지는 분위기다. 관심을 끄는 것은 주택시장의 침체조짐 속에 봄철 분양시장의 문을 여는 서울지역 2∼3차 동시분양에 4천5백여가구가 대거 분양될 예정이라는 사실이다. 왜 그럴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근 주택경기와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경기가 좋을 때는 사려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 따라서 아무 때나 내놓아도 잘 팔린다. 반면 경기가 나빠지면 수요가 줄어 미분양 위험이 커지게 된다. 주택업체들로서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게 상책이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수요가 집중되는 성수기에 관심단지를 내놓아 분양률과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려는 경향이 강하다. 한마디로 '선택과 집중' 전략인 셈이다. 2∼3차 동시분양 아파트중 입지여건 면에서 손색없는 단지가 많은 것도 같은 이유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수요자 입장에서는 주택업체들의 이같은 전략을 역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업계 관계자는 "입지여건이 좋으면서도 분양가를 낮추고 서비스는 크게 늘린 단지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실수요자라면 이런 단지를 골라 청약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