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일전쟁 당시 전사한 러시아 해군 장병들을 추모하는 추모비 제막식이 11일 오후 인천 연안부두 친수공원에서 열렸다. 러시아 태평양함대 사령관과 러시아정교회 대표 등 러시아인 300여명이 참석한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는 1904년 2월 인천 앞바다에서 일본 함대와 격렬한 전투 끝에 항복을 거부한 채 자폭한 '바략'함과 '카레예츠'함의 해군 수병들을 추모하기 위해 열렸다. 추모비에는 '순양함 바랴그호와 포함 코레예츠호 러시아 선원들의 희생 100주년을 기념하며'라는 문구가 국어, 영어, 러시아어 등 3개국어로 새겨져 있으며 추모비뒤편에는 거친 파도 위에 러시아 해군 수병의 모자가 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석조물 1점도 함께 건립됐다. 한편 이날 행사장 밖에서는 인천지역 시민문화단체 회원 30여명이 추모비 건립에 반발하는 집회를 벌였다. 시민단체 회원들은 행사장에서 200여m 거리를 두고 집회를 벌이다 행사장 진입을 기도, 이를 제지하는 경찰과 격렬히 맞서다 10여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해반문화사랑회,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등 인천지역 9개 시민단체는 이날 성명을 통해 '러.일전쟁은 조선을 침략하기 위한 싸움'이었다며 러.일전쟁에 대한 러시아 당국의 사죄표명과 이를 추모비에 명문화할 것을 요구했다.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