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업협가 오호수 현 회장의 임기 만료을 앞두고 새 회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이례적으로 후보를 각 증권사에서 추천받기로 하는 등 회장 선거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증협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회장 선출에 10일에 열리는 회원총회에 앞서 3일 35개 정회원 증권사에 대해 5일 오후 5시까지 2인 이내의 자천 또는 타천 후보를신청하도록 요청했다. 증권계 관계자들은 4일 후보추천위의 이번 조치는 그러나 지금까지의 선출 과정을 그대로 답습하려다 갑자기 불거진 투명성 등의 문제에 대한 미봉책이라는 인상을감출 수 없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나서 새 증협 회장 선출을 둘러싼 향후 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후보추천위는 후보 추천 요청에 대해 "선출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하고 오 회장도 회원사의 추천을 받으면 후보 대열에 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조치는 전.현직 증권사 사장 출신 인사들이 잇따라 회장 선출 경쟁에 뛰어들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나서면서 과거 선출 과정의 투명성에 문제가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재정경제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증권 유관기관의 하나인 증협이 회원사 중심의 선출 체제를 구축하려 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로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오 회장이 현직 증권 유관기관장 중 유일하게 업계 출신이지만 선출 과정이 투명했거나 재경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웠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게 증권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관료 출신들이 증권 유관기관장을 독식하는 낙하산 인사의 구습을 타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전에 없이 높은 시점인 만큼 증협이 재경부의 `낙점'은 곧 `선출'이라는 오랜 등식을 깰 것인가도 관심거리다. 업계 일각에서는 그러나 후보추천위 구성을 포함한 선출 과정을 그야 말로 투명화하고 공정성을 기할 수 있도록 차제에 규정과 제도의 보완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회장 선출 과정에 공정성과 함께 업계의 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낙하산 인사의 구습과 이를 답습하려는 타성은 깨끗이 타파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는 10일 열리는 총회에서는 정회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 정회원 과반수 찬성으로 회장을 선출한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