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건설의 올해 화두는 '역발상'이다. 분양시장이 얼어붙고 있지만 철저한 시장조사와 제품마케팅 활동을 강화해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각오다. 최근 2-3년간의 호황기에 내놓은 고급아파트보다는 저렴하면서도 잘 지어진 아파트를 집중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김홍두(51) 사장은 "아파트 분양시장에 불황은 없다.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요는 있기 마련이고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키는 제품을 만들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신상품 개발이 승부수 지난해 말 신설된 개발사업1부에 주택사업의 미래를 걸고 있다. 서영빈 차장은 "어떠한 시장상황에서도 수요자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맛깔스런 음식(아파트)을 만들어 내는게 주어진 임무"라고 설명했다. 개발사업1부의 주요 일과는 아이디어 회의다. 시도 때도 없이 5명의 부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신제품 개발구상에 몰두하고 있다. 배영한 개발사업본부 상무는 "이 부서엔 일절 다른 업무를 지시하지 않는다.제대로 된 '히트상품'을 만들수 있도록 적극 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와 마케팅전략,파트너인 시행사와의 네트워크 구축도 이 부서의 주요 임무다. 움츠러들고 있는 수요자들을 모델하우스로 불러모으기 위해선 철저한 시장조사와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을 제대로 분석해 제품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홍두 사장은 "이 부서는 주택건설업체의 연구개발(R&D) 팀"이라며 "침체기에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없이 지속적인 실적호전을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무주택자 20%를 공략하라 한라건설은 치솟는 분양가에 속수무책이었던 무주택자의 입맛에 맞는 아파트를 선보이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분양가 자율화 이후 고급아파트 위주의 공급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쉽게 내집마련에 나서지 못했던 무주택자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김 사장은 "고분양가에도 선뜻 청약에 나서는 투자수요는 더이상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20~30%로 추산되는 수도권 무주택자를 적극 공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라건설은 이를 위해 고속철 개통으로 출퇴근이 가능해지는 지역을 중심으로 평당 5백만원대의 아파트 공급에 주력할 방침이다. 김 사장은 "그렇다고 아파트의 품질을 낮추는 건 아니다.시행사와 시공사의 이익을 최소화해 '사계절 아름다운 주거공간'을 의미하는 브랜드(비발디) 이미지에 걸맞는 아파트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5천여가구 공급 한라건설은 올해 5천5백29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서울에선 이달 중순께 마포구 노고산동에서 외국인 임대용 고급오피스텔 1백83실을 공급한다. 하반기에는 1천가구 이상 대단지 공급이 계획돼 있다. 고속철 역세권 지역인 천안시 용곡동에서 33~53평형 1천가구,파주시 야당리에서 32평형 1천1백가구 등 2곳에서 1천가구 이상 대규모 단지를 12월에 선보인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