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아이를 일부러 버렸다가 뒤늦게 후회하고 찾아나선 엄마에 대해 수사기관도 신중한 판단 끝에 부모에게 아이를 돌려보낸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달 14일 오후 6시 서울 김포공항 국내선 1층 대합실에서는 엄마를 잃은 네살배기 여자 아이가 발견됐다. 이 여자 아이는 그 뒤 서울 강남의 한 보육원에 넘겨졌고, TV에 사연이 소개되면서 지난달 28일 아이의 엄마 A(31)씨는 후회하는 심정으로 보육원을 찾았다. A씨는 보육원에서 `아이를 잃어버렸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고의로 아이를 버린 사실이 들통나 경찰에 넘겨졌다. A씨는 경찰에서 `전 동거남과 사이에 낳은 딸인데 지금 결혼해 사는 남편이 같이 살자고 할 정도로 너무 잘 이해해줘 미안한 마음에 친할머니에게 데려다 주겠다고 집을 나선 뒤 공항에 아이를 버렸다'고 울먹이며 털어놓았다. A씨는 `남편도 딸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아이와 함께 놀러다닐 정도로 이해해줬다'며 `남편이 화를 냈다면 오히려 오기라도 생길텐데 지난달에는 아이를 불러서 같이 살자고 했다'고 애틋한 사연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보육원측은 `한번 아이를 버린 엄마에게 다시 아이를 보낼 수 없다'고 주장했고, 경찰은 조사 끝에 A씨의 신병에 대해 검찰에 불구속 입건을 건의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 남부지검은 고민 끝에 `아이를 어떻게 할 것인지 부모의 입장을 먼저 정리하라'며 경찰에 재수사를 지시했다. 경찰은 A씨의 남편을 불러 아이를 어떻게 할 것인지 부부가 상의하도록 했고, 부부는 A씨의 딸을 키우기로 결정했다. 마음의 짐을 털어버린 A씨 부부는 1일 오후 보육원에서 아이를 찾아가면서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에 `고맙다. 아이를 잘 키우겠다'며 인사를 잊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기자 gc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