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젖소부인 바람났네'의 주인공 진도희(35)씨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던 에로비디오 제작자 한지일(58)씨가 지난해 12월 30일 서울지방검찰청에게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서울지검 관계자는 "한씨의 인터넷 사이트(www.sexiatv.com)가 서비스하는 콘텐츠가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를 거친 내용인데다 비방의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워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한지일씨는 30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진씨의 민형사상 소송 제기로 사이트 운영을 중단하고 비디오테이프까지 반품되다보니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려 자살까지 생각했다"고 털어놓은 뒤 "비록 검찰에서 혐의를 벗겨주기는 했으나 아직도 나를파렴치범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진도희씨는 "검찰로부터 통보를 받지 못해 뭐라고 얘기할 수 없다"면서 "한씨가 주장하는 10년 전속계약에 대해서는 수긍할 수 없고 직간접으로 많은 피해를 본 만큼 민사소송은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지일씨는 1972년 `바람아 구름아'로 영화계에 데뷔한 왕년의 인기배우. 미국으로 건너갔다가 78년 충무로로 컴백한 뒤 `경찰관', `아제아제 바라아제', `물도리동', `길소뜸', `하얀전쟁' 등에 출연하며 대종상 신인상(78년)과 남우조연상(89년),아시아영화제 남우주연상(79년) 등을 수상했다. 90년 한시네마타운을 설립하며 에로비디오 제작자로 변신한 그는 `젖소부인 바람났네' 시리즈로 한때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IMF 한파'와 에로비디오 시장의 불황 등을 거치면서 파산 위기에 몰렸고 부인과의 이혼과 자신이 스타로 키운진도희씨와의 갈등까지 겹쳐 어려움에 빠져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