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이래 최대 국책사업', `경제의 대동맥을 뚫는 사업'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은 고속철도의 개통일정이 19일 확정됐다. 서울-부산을 2시간대에 내달려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묶을 고속철도의 개통은 생활상의 변화 뿐만 아니라 경제, 산업 전반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서울에서 1시간 이내 거리에 위치한 천안, 대전 등이 새로운 주거공간으로떠오르고 수도권 인구의 지방분산과 이에 따른 지방화시대도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지방화시대 연다 = 일본의 경우 신칸센(新幹線) 개통이후 사회전반에 다양한변화를 경험했다. 신칸센이 지나는 지방도시의 경우 지역경제 활성화와 도시로 빠져나갔던 인구의 U턴현상 등으로 '지방화 시대'를 경험하기도 했다. 도쿄, 오사카, 가나가와 같은 대도시권의 인구 증가율은 신칸센 개통후인 1970년대에 크게 떨어졌다. 이와는 반대로 이들 3대 도시권 이외의 신칸센 정차도시는전입 인구가 전출 인구를 웃돌았다. 신칸센이 정차하는 8개 도, 부, 현의 개통후 15년간의 연평균 인구증가율은 1.4%로 전국의 평균 인구증가율 1.17%보다 높았다. 지역간 시간거리 단축은 신칸센 주변지역 주민의 행동권을 넓혀 대도시와의 정보, 문화격차를 축소해 결과적으로 지역인구의 정착화를 촉진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신칸센은 고속성과 쾌속성으로 관광, 오락 관련 시장을 활성화시켰다. ◆국민생활 크게 바뀐다 =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전국이 좀더 가깝게 느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일 장거리 여행이 가능해지고 주말마다 주차장을 방불케하는 도로 대신 철도이용자가 크게 늘어 관광.레저문화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벗어나는 탈 도시화의 새로운 주거바람도 예상된다. 천안.대전 등 1시간 이내에 서울로 접근이 가능한 지역이 새로운 주거지로 각광을 받게 되고 인구의 지방분산 및 기업의 지방이전 촉진으로 지방경제 활성화와 국토의 균형발전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학 등 교육기관의 지방분산도 예상된다. 낙후된 지방에 교육타운이 형성되고 서울로 몰려드는 유학인구가 감소돼 자연스럽게 인구분산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웃 일본의 경우 신칸센이 통과하는 중소도시의 인구가 70-85년 사이 10% 이상,기업설립은 72-85년사이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본 하나마키 온천은 신간센 개통뒤 10년만에 관광객이 배 이상으로 증가한것으로 파악됐다. ◆물류지도도 바뀐다 = 경부고속철도 건설의 직접적인 배경은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73%가 집중돼 있는 경부축의 교통.물류난을 완화시키는 것. 고속철도 개통으로 서울-부산 철도여객은 수송능력이 3.4배 증가되고 기존 철도의 화물 수송능력은 철도여객이 고속철도로 전환됨에 따라 7.7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치로 보면 여객수송은 하루 18만명에서 최대 52만명(연간 1억9천만명)으로 늘어나게 되고 화물은 컨테이너의 경우 연간 39만개에서 300만개로 늘어나게 된다. 고속철도 건설로 발생하는 시간비용.운행비 절감효과를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1조8천500억원(2005년 기준)의 사회.경제적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또 고속도로 이용 승용차의 감소로 도로의 교통혼잡 현상이 크게 완화되고 이에따른 자동차 사고의 감소도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류성무기자 tjd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