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부동자금이 '땅'으로 몰려들며 토지경매가 이상과열 현상을 보이는 가운데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이 소유한 강남 구룡마을 부지가 경매를 통해 고가에 낙찰됐다. 18일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최근 서울지방법원 본원6계 경매를 통해 한보그룹 정태수 전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강남구 개포동 118-1번지 일대 토지 7천270평이 낙찰됐다. 이 땅은 정 전 회장이 조흥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경매 처분된 것으로조흥은행의 채권액은 110억원이지만 다른 금융기관의 채권액을 합치면 이 땅을 담보로 빌린 돈은 훨씬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낙찰가는 223억원으로 감정가 96억원의 236%에 달하는 고가에 낙찰됐으며 낙찰자는 전모씨 한사람이었다. 이 일대는 불법 무허가건물이 들어서 구룡마을로 불리는 250가구 규모의 판자촌이 형성됐으며 용적률 100% 이내에 4층 이상 건물은 못 들어서는 자연녹지지역으로지정돼 있다. 하지만 자연녹지지역은 할인점 등 대형점포가 들어설 경우 형질변경이 가능하고양재대로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는 개포주공단지가 있어 관련규제만 풀리면 '노른자위 땅'으로 변할 가능성도 있다. 토지경매는 최근들어 아파트에 대한 규제강화로 투자처를 잃은 시중 부동자금이토지시장으로 몰려들면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강남구 수서동의 오피스텔 부지가 감정가의 156.7%에 달하는 고가에낙찰된 사례가 있어 서울 경매시장의 토지 낙찰가율은 지난해 11월 65%에서 지난달123%, 이달에는 158%로 급등했다. 디지털태인의 이영진 차장은 "서울에서 아파트나 상업시설을 지을 땅이 점차 줄어들면서 경매시장으로 눈을 돌린 투자자들이 서울, 특히 강남지역의 개발잠재력이큰 땅을 고가에 낙찰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