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비리 특검팀이 썬앤문 문병욱 회장으로부터1억원을 받은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벌인데 이어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사건과 관련, 청주에도 수사관들을 급파하는 등 특검수사가 전방위로 뻗어가며 본궤도에 진입했다. 김진흥 특검은 지난주 "수사자료 검토와 함께 단서가 포착되면 압수수색 등 구체적인 `액션'에 들어갈 수 있다"며 "다음주에는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한다"고 언급,특검팀의 본격 수사는 어느 정도 예고된 것이었다. 특검팀은 수사 시작과 함께 일찌감치 이광재씨를 둘러싼 의혹에 수사 초점을 맞추고 이틀에 걸쳐 W캐피탈과 이씨에 대한 강도높은 압수수색을 단행하며 강공에 나섰다. 특검팀은 두 차례의 압수수색을 통해 우선 이씨에게 건네진 썬앤문 자금 1억원이 수표로 조성된 경로와 현금화 과정, 용처 등을 규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더 나아가 조만간 W캐피털 조모 사장과 조씨를 이씨에게 연결한 것으로 알려진 모 은행간부 김모씨 등을 소환, W캐피털이 다른 불법자금의 세탁 경로로동원됐는지 여부를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의 계좌추적은 재작년 대선 이전 청주 키스나이트클럽 소유주 이원호씨가노무현 당시 대통령 후보측에 50억원을 제공하고 양길승씨에게 4억9천만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푸는 단서를 찾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검찰수사 당시 치밀한 계좌추적 작업에도 불구하고 양씨 등의 금품수수단서가 발견되지 않아 수사 진척을 보지 못한 만큼 특검수사 성패의 관건은 이들 관련자에 대한 계좌추적 결과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특검팀이 13일 계좌추적 전문가로 구성된 수사팀을 청주에 파견한것은 고강도의 계좌추적을 예고한 것으로, 양길승씨를 둘러싼 의혹을 풀어줄 단서를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러나 사건의 실마리는 전혀 엉뚱한 곳에서 풀릴 수도 있다. 검찰수사 당시 돈을 건넨 사실을 전면 부인한 이원호씨가 특검에서 진술을 번복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것이 특검 시작 훨씬 이전부터 검찰 안팎에 나돌던 추측이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고위 수사관계자는 "이씨가 진술을 할듯말듯 하다가도 (진술을)하지 않았다"고 귀띔, 이씨가 특검수사에서 `폭탄발언'을 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는 달리 특검수사의 한 축을 이루는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부정축재 의혹은 아직 이렇다할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대검과 부산지검 등에서 넘겨받은 수사기록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최씨가 대선 전후 부산 지역 기업들로부터 금품을 챙겼다는 의혹을 하나하나 되짚고 있으나 수사 초기단계인 만큼 검찰수사 이상의 것을 찾아내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특검법에 명시된 세 가지 의혹사건에 대해 압수수색 등 본격적인 수사활동에 나선 특검팀이 다음주부터 예정된 관련자들에 대한 본격 소환조사에 착수하면서 어떤성과를 거둬들일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