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테니스 간판 이형택(삼성증권.세계랭킹 56위)이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2004시즌 첫 대회인 카타르오픈(총상금 100만달러)에서 8강에 진출했다. 이형택은 8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대회 2회전에서 지난 대회 챔피언 스테판 쿠벡(오스트리아.53위)을 2-0(6-4 6-4)으로 제압했다. 1회전을 기권승으로 통과한 이형택은 이로써 8강에 진출, 니콜라스 에스퀴드(프랑스.114위)와 준결승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이형택이 8강에 진출한 것은 지난해 10월 일본오픈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월 아디다스 인터내셔녈대회에서 한국인 첫 ATP 우승컵을 안았던 이형택은 이날 승리로 1년만에 또 한번의 우승 꿈을 꿀 수 있게 됐다. 쿠벡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나도 잘했지만 이형택은 놀랄만큼 플레이가 뛰어났다. 디펜딩 챔피언이 2회전에서 떨어져 마음이 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반 상승세를 살리지 못하고 부진의 늪에 빠졌었던 이형택은 최근 독일에서 1개월간 강도높은 체력훈련을 받아 몸에 힘이 붙은 것이 올 시즌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원동력으로 보인다. 이형택은 지난 2001년 US오픈 1회전에서 에스퀴드에 0-3으로 완패, 설욕의 기회를 잡은 셈인데 에스퀴드는 지난해 윔블던 이후 부상으로 대회에 나오지 않았다. 한편 세계 랭킹 1위인 앤디 로딕(미국)은 요나스 뵤르크만(스웨덴)에 0-2로 패해 체면을 구겼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