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31일 청와대가 검찰의 대통령 측근 비리의혹 수사 결과 발표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과 관련, "대통령의 도덕적 불감증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고 성토했다. 조순형(趙舜衡) 대표는 이날 상임중앙위원회에서 노 대통령이 "우리는 티코를타고 깡통으로 기름을 넣었지만 (한나라당은) 리무진을 타고 유조차로 기름을 넣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지난 대선은 차를 타는 경기가 아니라 걸어가는 경기였다"며 "다른 후보들은 걸어가는데 차를 타고 간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반박했다. 조 대표는 이어 "청와대 비서진이 총동원돼 검찰수사를 반박하는 것은 법치국가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이라며 "그런 보좌진을 모아놓은 사람의 잘못이며, 보좌진의전면 재편 필요성을 다시한번 절감한다"고 노 대통령을 겨냥했다. 조 대표는 또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확보는 노 대통령이 스스로 업적이라고 내세우는 것"이라며 "썬앤문 감세청탁은 분명하게 결론나지 않았고 나머지는나름대로 결론이 났지만 공개하지 않겠다고 한 검찰의 발표는 대통령이 분명히 실정법을 위반했다는 뜻"이라고도 했다. 김영환(金榮煥) 상임중앙위원은 "비서실 발언은 개인적인 발언이 아니고 수석회의를 거친 정면대응"이라며 "언론과 야당에 말조심하라고 한 것은 협박 정치가 시작된 것"이라고 비판에 가세했다. 김 위원은 또 "대통령은 언론과 야당이 흔든게 아니라 스스로 도덕성이 약해 흔들린 것인데 전혀 개전의 정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한편 이날 회의에서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의원 7명의 체포동의안이모두 부결된데 대해 "원내 제2당 책임자로서 자괴감이 들고 이번 일을 계기로 정치권이 반성하고 대오각성해야 한다"며 "17대 국회에서 이런 일이 또 발생한다면 인정론에 끌려 처리하지 못하는 일이 없어야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