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 3명 중 1명이 성희롱이나 성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각종 성희롱.성폭력을 경험한 학생 대다수는 주변 분위기 등을 고려해이에 적극 대응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 박명규 교수 연구팀은 22일 이 대학 성희롱.성폭력상담소가 주최한 `대학내 성폭력의 실태와 정책'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발표했다. 박 교수 연구팀이 지난 9월 학부 및 대학원생 1천4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3년 대학생 성의식 및 성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약 31%인 447명이▲여성다움.남성다움을 강요하는 말이나 행동 ▲이성의 신체를 위아래로 훑어보거나특정 부위를 주시하는 행동 ▲엉덩이를 치거나 볼을 꼬집기 등의 언어적, 비언어적,물리적 성희롱을 경험했다. 성희롱 피해 유형으로는 `여성다움.남성다움을 강요하는 말이나 행동'이 30.9%로 가장 많았으며 `신체나 외모에 대한 모욕이나 조롱/음담패설'이 17.9%로 뒤를 이었다. 원치않는 성관계를 가진적이 있다는 응답도 3.06%에 달했다. 그러나 성희롱.성폭력을 경험한 447명 중 약 57.7%는 불쾌하지만 분위기나 관계를 고려해 참았다고 응답했으며 31.5%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겼다고 답했다. 문제가 생긴 뒤 즉시 지적(17.9%)하거나 사건을 공론화(3.1%) 했다는 응답은 소수에 불과해 성폭력 피해 학생들이 여전히 적극 대응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전체 응답자의 30.9%인 445명이 자의든 타의든 성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경험이 있는 학생들 중 2.6%는 강제로, 19.9%는 판단이 서지 않는 상황에서 경험했다고 밝혔다. 성관계시 항상 피임을 한다는 응답은 32.2%에 불과했으며 낙태를 시키거나 해본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4.0%를 기록했다. 또 혼전 성관계에 대해서는 `사랑한다면 무방하다'는 응답이 51.4%로 절반을 넘었으며 동거에 대해서는 `나도 할 수 있다'거나 `찬성하지만 그럴 자신이 없다'는원칙적인 찬성이 58.3%를 기록했다. 연구팀은 이번 설문 결과에 대해 "성희롱인가 아닌가를 판단할 수 있는 문화적이고 윤리적인 기준이 합의되지 않는다면 갈등과 긴장이 야기될 수 있다"며 "성 문제에 대한 광범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기자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