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파 전문가' 조치훈이 세계대회 무관의 오명을씻을 것인가, 아니면 신예 박영훈의 '영웅 탄생' 무대가 될 것인가. 우승상금 2억원의 제8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대회 결승 3번기중 첫 대국이 오는8일 대구 영남대학교 국제관 특설대국실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 왕좌를 놓고 격돌할 기사는 한국의 박영훈 4단과 와일드카드로 나온일본기원 소속의 조치훈 9단. 박영훈은 입단 4년차의 신예로 우승 경력은 2001년 천원전 밖에 없다. 박 4단은 기량이 일취월장하며 지난해부터 주요 대국 본선에 올랐고 이 대회 8강전에서 일본의 야마다 기미오 8단을, 준결승에서는 이창호 9단을 꺾은 중국의 시에허 5단을 각각 제치는 돌풍을 일으키며 결승 티켓을 따냈다. 지금까지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한국 기사(이창호.조훈현.유창혁.이세돌)가 4명밖에 안된다는 점을 감안할때 박 4단의 대회 우승은 새로운 영웅 탄생을 알리는 서막이 될 전망이다. 또 박 4단이 우승하면 한국은 이 대회 7연패로 종전 세계대회 6연패(후지쓰배)의 기록도 갈아치운다. 박영훈과 대결하는 조치훈 9단은 두말할 것도 없는 세계 최강이지만 지금까지제한시간이 짧은 세계대회와는 인연이 없었다. 조치훈은 일본의 대삼관(명인.기성.본인방) 4차례 등극에다 일본 최다 타이틀(65회 우승)을 보유했지만 세계대회에서는 91년 후지쓰배 우승, 93년 동양증권배 준우승이 전부일 정도로 '종이호랑이'에 그쳤다. 조 9단은 이번 대회 8강에서 조훈현 9단을, 4강에서는 중국의 유망주 후야오위7단을 꺾고 결승에 진출, 일생의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우승을 향한 집념을 불태우고 있다. 생애 첫 세계대회 결승에 오른 박영훈이 패기로 밀어붙여 '영웅 탄생'을 선포할것인지, 10년만에 세계대회 결승에 나선 조치훈이 관록과 경험의 '영웅 부활'을 선언할 것인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기자 tsya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