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이동성 제도가 실시되면 당장 단말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에서 KTF나 LGT로 가입회사를 바꿀 경우 단말기를 교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가입자의 이동을 막기 위해 이동통신회사들이 저렴한 가격에 단말기를 업그레이드해 주는 행사를 벌이고 있어 이래저래 휴대폰 회사들은 번호이동성 특수를 누리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번호이동성 특수가 그리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번호이동성 제도가 순차적으로 도입되면서 대기 수요가 발생해 시장의 성장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의 경우 1분기와 3분기에는 번호이동성 특수가 있겠지만 2분기와 4분기의 경우에는 오히려 대기 수요로 인해 단말기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2분기의 경우 KTF 고객들이, 4분기의 경우 LG텔레콤 고객들이 번호이동성 제도의 혜택을 보기 위해 단말기 교체를 미룬다는 것이다. 이는 번호이동성 제도가 이동통신회사별로 순차적으로 도입되는 데 따른 현상이다. 이에 따라 단말기업계에서는 내년도 시장규모를 올해보다 약 50만대 늘어난 1천4백만∼1천4백50만대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전망에는 단말기 보조금이 없기 때문에 실제 가입회사를 옮기는 고객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깔려 있다. 그러나 단말기 보조금에 상응하는 조치가 취해질 경우 단말기 수요가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카메라폰의 등장으로 대대적인 기기교체 바람이 분 2001년의 1천5백60만대 규모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