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야사태는 세계3대 유전인 카스피해의 영향력 확보를 위한 미국과 러시아간 '석유분쟁'의 결과란 분석이 제기됐다. AFP통신은 25일 그루지야가 카스피해에서 생산된 원유를 아제르바이잔에서 터키로 연결하는 서방시장 수출의 길목에 위치,미국 영국 러시아 등 석유 메이저들이 사활을 걸고 있는 곳이라고 전했다. 때문에 이번 사태가 외견상으로는 그루지야 여·야간 권력투쟁이지만 그 밑바닥에는 석유이권을 둘러싸고 강대국들이 충돌한 것이라는 게 AFP통신의 분석이다. 실제로 구소련 외무장관을 지낸 셰바르드나제는 러시아쪽에 편향됐으며 무혈 혁명을 성공시킨 미하일 사카쉬빌리 민주당 당수 등 야당지도자들은 친서방적 인물. 대선후보로 유력한 사카쉬빌리 당수는 미국에서 교육받은 법률가 출신으로 정치개혁은 물론 경제개발에서도 서구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셰바르드나제 전 대통령이 물러난 직후 미국은 즉각 환영의 뜻을 표명한 반면 러시아는 "배후가 있다"며 의혹의 눈길을 보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루지야는 2천억배럴의 원유와 6백조㎥의 천연가스가 묻혀있는 카스피해 석유자원을 러시아 영토를 거치지 않고 서방으로 수송할 수 있는 요충지. 영국BP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현재 36억달러의 사업비를 투입,바쿠~트빌리시~세이한(BTC)구간의 송유관을 건설 중이다. 2005년 완공되는 송유관은 총연장 1천7백60km로 하루1백만배럴의 처리 능력을 갖게 된다. 자연히 카스피해 북부에서 러시아 내륙을 거쳐 흑해 노보로시스크항까지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러시아는 카스피해 인근 지역에서의 서방측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