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여성 세 명중 한 명 꼴로 강간이나 구타, 각종 학대를 당하고 있으나 여성을 보호하려는 각국 정부의 노력은 매우 미흡하다고 유엔보고서가 21일 지적했다. 유엔여성개발기금(UNIFEM)은 `국제 여성의 날'인 25일자로 발표한 여성에 대한 폭력 실태 보고서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은 세계에서 가장 흔하면서도 처벌되지 않는 범죄"라고 비판했다. 예를 들어 10년 전에만 해도 페루나 코스타 리카의 강간범은 피해자에게 청혼함으로써 기소를 면제받을 수 있었으며 코트 디부아르와 이집트, 가나, 부르키나 파소에서는 여성 할례가 합법이었다는 것이다. 이들 국가에서도 새로운 법이 제정되면서 여성에 대한 보호가 강화되긴 했지만 빈곤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군사력과 안보 증강 등에 지출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노엘린 헤이저 UNIFEM 사무총장은 보고서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의 원인을 성적 불평등에서 찾으면서 이를 근절하는 것이 세계적인 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성 인신매매는 마약 및 무기 거래와 연계돼 있으며 강간과 성적 학대는 에이즈 및 가정 해체와도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면서 여성에 대한 폭력이 일반대중과 정책 결정자들에게 과소평가되고 있어 근절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여성 각자가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책임이 있지만 "이를 전세계적 질병으로 보고 치유하려는 노력은 각국 정부가 나서야 할 일"이라고 촉구했다. (유엔본부 A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