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두아르드 셰바르드나제 그루지야 대통령의 집권당이 최근 총선에서 승리했다고 그루지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0일 공식발표했다. 이에 맞서 야당은 수도 트빌리시에서 대규모 군중집회를 열어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키로 하는 등 투쟁수위를 한층 높일 방침이어서 양측의 대결이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중앙선관위는 지난 2일 치러진 총선에서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을 지지하는 신(新)그루지야연합이 21.32%의 지지를 얻어 제1당 자리를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2위는 18.84%의 지지를 얻은 부흥당이 차지한 것으로 발표됐다. 압하스(아자리야) 자치공화국을 지지 기반으로 한 부흥당은 과거 셰바르드나제 대통령과 관계가좋지 않았으나, 지난 2일 총선 이후 야당측의 대통령 사임 요구 시위가 거세지자 여당 지지로 돌아섰다. 셰바르드나제 사퇴 요구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미하일 사카쉬빌리가 이끄는 국민행동당은 18.08%로 3위에 그쳤으며, 노동당과 민주당, 신우익당 등 야당들이 각각12%와 8.8%, 7.4%의 지지율로 뒤를 이었다. 야당측은 이에 부정 부패로 얼룩진 이번 총선 결과를 무효화하고 새 선거를 실시하지 않으면 셰바르드나제 대통령 퇴진 운동을 계속한다는 방침이어서 정치적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카쉬빌리 국민행동당 당수는 이날 "우리는 새 의회 구성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회기 개막도 저지할 것"이라고 강력 투쟁 의사를 재확인한 뒤 지지 기반인 서부 지역으로 떠났다. 이번 주말 수도 트빌리시에서 대규모 군중 집회를 열어 셰바르드나제 대통령 사퇴를 촉구할 계획인 사카쉬빌리 당수는 전국의 지지자들이 상경해 집회에 참여해줄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 사임 요구 중심지가 됐던 국회의사당 광장은 현재 셰바르드나제지지를 선언한 부흥당원 500여명이 점거하고 있어 자칫 시민들 간 충돌이 빚어지지않을까 우려된다. 사카쉬빌리 당수는 지난 18일 부흥당 지지자들이 국회의사당으로 몰려오자 유혈충돌 예방을 위해 자리를 피해줌으로써 다소의 `전술적 실수'를 한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부흥당원들은 새 의회 회기가 시작될때 까지 국회의사당을 지키며 야당 시위대의 접근을 막을 방침임을 분명히 하고 있어 사카쉬빌리 지지자들이 다시 국회의사당을 차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바드리 비드자제 대검찰청 제1차장이 이날 전격 사임하는 등 집권세력내 분열이 가속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비드자제 차장은 사카쉬빌리 당수와함께 셰바르드나제 퇴진 운동에 앞장서고 민주당 당수이자 국회의장인 니노 부르자나제의 남편이다. 앞서 19일에는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의 싱크 탱크 역할을 해온 핵심 측근인 자자셍겔리야 국영 TV.라디오 방송 사장이 사표를 제출했다. 셍겔리야 사장은 초근 혼란와중에 정부를 지지하는 내용의 방송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의 질책에 반발해 물러났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