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9일 "핵문제와 북한의경제부흥, 남북 평화정착 등 한반도 운명을 좌우할 문제는 한국과 미국의 우호관계속에 가능하다"며 "지금이야말로 한미관계가 원만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오후 청와대에서 한국청년회의소(JC) 임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한미공조가 잘 돼야 예측가능성과 안정성이 생기는 법이고 지금 이 시기가 더욱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북핵문제는 한미갈등이 있어도 풀 수 있고 손발을 잘 맞춰서도풀 수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하고 "한국이 6자회담을 전적으로 주도하지는 못하겠지만 북미관계를 보이지 않게 적절하게 조율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노 대통령은 "미국의 경우 북핵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다급한 처지지만 북한의 국제사회 복귀에 답답한 쪽은 한국"이라며 "하지만 미국은 호의를 갖고한국의 요청을 들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노 대통령은 "북핵문제가 해결되면 북한과 경제협력을 할 수 있다"고 전제,"북한에 기업이 들어가려면 도로와 항만, 전력 등 기반사업을 확충해야 하고 이를위해선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노 대통령은 "북한이 IMF(국제통화기금)와 IBRD(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참여 등 국제적 참여속에 민간투자와 공적 지원을 받으려면 미국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미국이 주도적으로 지원을 승인하고 이끌어갈 때 북한의 경제부흥이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그간 촛불시위도 있었고 한미관계의 자존심을 지키자는 주장도 있었지만 생각만큼 미국에 그렇게 종속적이지 않다"면서 "미국이 강하고 영향력이 있지만 우려하는 만큼, 자존심이 상할 만큼 종속적이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우리는 지금 수준에 머물지 않고 10년 뒤엔 거의 독일과 프랑스, 영국이 누리는 세계적 지위나 발언권을 가질 것"이라며 "국제관계와 대미관계에 있어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10년 뒤, 아니 10년 안에 자주국방을 할 것이고 국제사회에서 대등한 발언권을 가질 때 동북아 안정을 위해 주한미군이 주둔하는 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아닐 것"이라며 "러시아, 중국, 일본 등과 안정적 균형을 위해서도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따라서 "미국에 대해 조금 속이 상하더라도 대승적 견지에서 손을 꽉 잡고 가야 한다"면서 "지금 잘 되고 있는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자"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여러분이 80년대에 길을 열어준 민주주의가 지금 착실히 한발한발 전진하고 있고, 사회가 빠른 속도로 성숙하고 있다"며 "리더(지도자)가 다소 흔들리는 것처럼 비칠지 모르나 수평적, 협력적 민주적 리더십이 형성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끝으로 "경제를 많이 걱정하지만 위기는 일단 넘어섰다"면서 "300만 신용불량자와 카드회사 문제는 화끈하게 풀고 싶지만 경제시스템 위기가 초래될 것일만큼 차근차근 풀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