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때보다 미군을 더 괴롭히고 있는 이라크 저항세력의 실체는 뭘까. 미국의 시사주간 `타임'은 16일 발매된 최신호에 미국의 전후처리를 어렵게 만드는 이라크 저항세력의 실체와 그들의 공격전술을 분석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이라크 저항세력은 점차 조직화되는 양상을 띠고 있으며, 공격전술도 일종의 `빨치산' 수법을 닮아 가고 있다. ◇저항세력은 누구일까 = 도널드 럼즈펠드 장관은 당초 사담 후세인 정권의 붕괴로 모든 것을 잃게 된 사람들이 마지막 `발악'으로 저항공격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봤다. 또 저항세력의 조직력이나 조정력도 형편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는 저항이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제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타임은 지적한다. 저항세력이 점차 폭발력을 갖는 조직화된 군대형태로 변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후세인 보좌관 출신으로 바그다드 서부 안바르 지방의 저항세력에정통한 한 소식통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과거에 흩어졌던 세포조직들이 모이기 시작했다"며 저항세력이 급속히 조직화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4주전 미군에 대항에 싸우는 이들이 처음 만났을때 미군기지 관련 정보를서로 교환하고 향후의 전술을 논의한 뒤 일련의 공격계획을 짰다고 말했다. 미군은 또 저항세력을 구성하는 상당수가 미군의 이라크 침공전에 후세인이 석방한 죄수와 알-카에다와 연계된 외국인 테러리스들일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미 국방부는 현재 바트당원과 후세인 충성파들이 저항세력의 절대 다수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라크 주둔 82공정사단의 찰스 스와낵 부사단장은 최근 워싱턴 포스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후세인이 전쟁전에 이미 전후의 저항전략을 수립했던 것같다"고 분석했다. 미국 관리들은 저항세력 지도자들이 젊고, 일자리를 잃은 이라크 남자들에게 미군을 공격하라는 일종의 하청을 주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군을 공격하다 생포된 사람들의 진술에 따르면 공격 한차례에 1천달러 가량이지급되고, 여기에다 미군을 죽이면 보상금이 5배로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외국의 테러세력도 가담 = 존 아비자이드 미 중부사령관은 최근 저항세력의규모가 5천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군 관계자들은 저항세력중에 시리아, 이란 등 인근국가에서 이라크로 잡입한 수백명의 외국인 전사가 포함돼 있을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후세인의 보좌관을 지냈다는 소식통은 "저항공격에 참여하려고 들어온리비아인 2명을 만났다"며 "그들은 수단의 내전에서 실전경험을 쌓은 베테랑들"이라고 귀띔했다. 미군 당국은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 테러단체인 안사르 알-이슬람이 미군에대한 공격이 집중되고 있는 이라크 북부에서 조직을 재건중인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저항세력의 공격양태 고도화 = 아비자이드 사령관은 최근 "적들이 우리가 구사하는 전술에 적응하는 방법을 익혔다"며 저항공격이 훨씬 정교해지고 있음을 인정했다. 그의 말처럼 저항세력의 타격수법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저항 초기에는 소총과 휴대용로켓발사기(RPG) 및 선을 잡아 당겨 폭파시키는 도로매설용 폭탄을 동원해 근접거리에서 공격해 추격.소탕 작전이 가능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저항세력들이 박격포, 로켓 및 원격조종되는 폭탄을 활용해 공격하는 전술을 펴 미군은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예를 들어 2명이 오토바이를 타고 잠복해 있다 이중 한명이 박격포 공격을 하고다른 한명은 포탄이 날아가는 사이 재빨리 오토바이를 몰아 달아나는 전법을 쓰고있다는 것이다. 저항세력의 이같은 전술변화를 반영해 바그다드 연합군임시기구(CPA) 사무실이밀집한 그린존(안전지대)에도 지난주 3차례의 박격표 공격이 감행됐다. 또 저항세력은 공격하기 간편한 견착식 RPG를 선호하고 있다. RPG는 유도탄을 살포해 폭탄을 다른 곳으로 유도하는 헬기의 방어시스템을 피할수 있기 때문에 헬기에는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와 함께 저항세력들은 미군이 폐기한 지대공 미사일 탄두를 약탈해 공격용 무기로 활용하는 등 온갖 전법을 다 좇고 있다. 최근 나시리야의 이탈리아 주둔군 공격에 쓰인 폭탄이 바로 미군이 추친체를 분리하고 폐기한 미사일에서 빼낸 2천200파운드 분량의 탄두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저항세력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신분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고향 이외의 다른 지역으로 가 저항에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세포조직원들은 또 체포를 피하고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집에서 자는 일이 결코 없으며, 대개는 다른 마을에 거주하는 친척집에 숨어 지낸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물론 무기는 집에 두지 않고 들판이나 농장 등 제3의 장소에 감춰 놓는다. 저항세력들이 이처럼 `빨치산' 행세를 하기 때문에 미군은 공격자의 신원파악은 물론 검거에 애를 먹고 있다. 타임의 인터뷰에 응한 후세인의 전 보좌관은 "최근 나시리야에서 발생한 폭탄공격도 팔루자와 라마디 사이에 있는 마을 출신의 세포조직원이 저지른 것"이라고 말했다. 아비자이드 사령관은 "저항세력으로 추산된 5천여명은 매우 작은 규모라고 할수 있다"며 "그러나 풍부한 자금과 무기를 갖고 있는 그들이 세포조직화됐고 비밀작전을 구사하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