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불법 대선자금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현대자동차와 LG 삼성 등 주요 대기업이 금융계열사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해온 정황을 포착, 집중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이들 기업의 회계감사를 맡고 있는 회계법인들로부터 관련 계좌자료를 제출받아 분석작업을 진행하는 동시에 각 기업 감사 담당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중이다. 검찰은 일부 기업들의 경우 건설계열사나 금융계열사를 통해 불법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들 계열사에 대한 자금 추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검찰은 LG그룹의 경우 LG건설과 LG카드 등 5개 계열사에 대한 회계감사 자료 등을 확보, 분석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안대희 중수부장은 "일부 기업에 대해 계좌추적과 함께 회계자료를 수집ㆍ분석 중이나 아직까지 수백억원대 기업 비자금이 포착되지는 않았다"며 "수사 대상을 '5대 그룹'에 한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지난 12일 소환에 불응한 김영일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이날 오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김 의원을 상대로 'SK 비자금' 1백억원의 모금과정과 사용처, 다른 불법 대선자금 수수 여부, 이재현 전 재정국장(구속)에게 회계자료 등을 폐기할 것을 지시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다. 김 의원은 이날 조사에서 "이재현 전 재정국장에게 회계관련 자료 폐기를 지시한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