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주공저층 둔촌주공 가락시영 고덕주공 등 4대 재건축 초기 단계 저층단지들이 고점대비 30% 안팎의 낙폭을 기록하면서 깡통아파트 직전 단계까지 몰리고 있다. 정부의 '10.29 부동산 종합대책'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고 있는 셈이다. 이들 4대 재건축 단지는 서너달 전까지만 해도 전체 아파트 값 상승을 주도하면서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지만 지금은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있다. 조만간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재건축 개발이익 환수제 도입 등 '제2의 충격파'가 예정돼 있어 추가하락도 배제할 수없는 상황이다. ◆대부분 고점 대비 30% 하락 개포 주공 1단지 13평형의 호가는 4억원으로 10월 고점(5억8천만원) 대비 31% 급락했다. 이 아파트 15평형도 6억8천만원에서 5억원으로 주저앉았다. 26%의 낙폭이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이번 주 들어서도 자고 나면 2천만∼3천만원 떨어지고 있다"며 "실제 매수하려면 호가보다 3천만원 정도 후려쳐도 매도자가 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파구 가락동 가락 시영아파트 1차 13평형의 호가는 지난 10월 초 3억7천5백만원에서 13일 현재 2억6천만원을 기록,30%의 낙폭을 보이고 있다. 2차 13평형도 같은 기간 4억4천만원에서 3억5천만원으로 내렸다. 강동구 둔촌 주공 18평형도 고점이었던 5억2천만원에서 3억8천만원으로 주저앉으면서 26%의 하락률을 보였다. 인근 으뜸공인 김효원 대표는 "급매물 개수가 1∼2개에 불과한 데도 정부가 날마다 겁을 주니 매수세가 살아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4억5천만원까지 거래됐던 강동구 고덕 주공 3단지 16평형은 31% 하락한 3억1천만원짜리 매물이 등장했다. ◆깡통 아파트 임박 이처럼 가격이 폭락하면서 4대 단지의 일부 아파트들은 '깡통 아파트'가 되기 직전 상황까지 몰렸다. 2억6천만원으로 떨어진 가락시영아파트 1차 13평형을 예로 들면 이 아파트는 최고 1억8천만원까지 은행 대출금이 들어 있다. 여기에 전세금 5천만원을 합하면 남의 돈만 2억3천만원에 달한다. 앞으로 3천만원 이상 추가 하락하면 자기 몫은 한 푼도 없는 깡통이 된다. 은행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매입한 투자자라면 돈을 남기기는커녕 오히려 은행에 돈을 물어줘야 할 상황에 처할지도 모른다. 가락 시영단지 인근 신한공인 장찬수 대표는 "신규 투자자 입장에선 깡통이 되면 자기 돈 한 푼 없이 집을 살 수 있다"며 "깡통이 되면 사겠다면서 연락처를 남기고 가는 투자자도 있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