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맥스는 10일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에 힘입어 오랫만에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UBS창구로 25만주 이상의 매수주문이 들어오면서 주가가 8.53% 오른 1만4천원을 기록한 것. 셋톱박스 수출 업체인 휴맥스는 환율상승 등으로 올 3분기 부진한 실적을 냈다. 이로 인해 최근 주가가 올해 고점과 비교해 50% 이상 하락하면서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올 4분기와 내년의 실적회복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UBS증권은 이 같은 이유로 휴맥스의 투자의견을 '축소'에서 '중립'으로 올렸다. 휴맥스처럼 그동안 실적이 부진해 주가가 크게 조정을 받은 종목들 가운데 가격메리트와 향후 실적개선 전망이 밝은 종목들이 다시 시장의 관심을 받으면서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디지털 영상보안장치(DVR)가 주력제품인 아이디스,MP3플레이어 제조업체인 거원시스템,브라운관용 섀도 마스크 생산업체인 LG마이크론 등이 대표적이다. 휴맥스를 포함한 이들 업체는 모두 업종 내 시장 지배력을 가진 대표주들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아이디스는 이달 초까지 연일 신저가를 기록했지만 이날에는 6.38% 급등한 1만1천5백원에 장을 마감했다. DVR 수출비중이 높은 아이디스 역시 휴맥스처럼 3분기 실적은 좋지 않았지만 증권사들의 향후 평가는 긍정적이다. 동양종금증권은 이날 아이디스에 대해 "DVR시장은 아직 초기일 뿐이며 향후 고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동양은 현재의 주가는 과매도 상태라며 투자의견을 '매수'로 올리고 목표가 1만6천원을 제시했다. LG마이크론 역시 기대에 못미치는 3분기 실적을 냈지만 현대증권은 "최근 주가하락으로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다"며 투자의견을 오히려 '매수'로 올렸다. 단기 실적부진을 이유로 '시장수익률'을 유지해왔지만 주가가 너무 많이 내렸다는 것이 이유다. ING증권도 "지금은 마진압박을 받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개선추세를 보일 것"이라며 매수를 추천했다. 이날 LG마이크론은 ING증권 창구로 5만주 가량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5.91%나 올랐다. 거원시스템은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74%나 감소했지만 동원증권은 "내년 성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례적으로 '적극매수' 의견까지 냈다. 내년부터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해 매출과 순이익이 올해보다 각각 69.2%,1백13.5%씩 증가할 전망이라는 것이 매수추천 배경이다. 굿모닝신한증권도 "실적 악화로 인한 주가하락을 매수기회로 활용하라"고 주문했다. 이날 거원시스템은 1.12% 올랐다. 증권 전문가들은 "그동안 LCD나 게임이 주류 테마를 이루는 동안 셋톱박스 DVR MP3플레이어 등은 너무 오랫동안 시장에서 소외됐었다"며 "이제 실적과 주가가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다시 관심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