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2003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했던 노동자.학생들이 집회가 끝난 뒤 광화문 쪽으로 행진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3시간 가량 경찰과 격렬히 충돌했다. 특히 이날 오후 6시20분께 광화문 교보빌딩 앞 도로 등 종로1가 인근에서 시위참가자 1천500여명이 물대포와 소화기, 방패 등으로 행진을 저지하던 경찰에 화염병700여 개를 던지고 쇠파이프.각목 등을 휘둘렀다. 서울 도심 대중집회에서 화염병 투척시위가 벌어진 것은 올들어 처음이다. 이날 시위 과정에서 화학섬유연맹 소속 허윤석씨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고,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 부위원장 김상록씨가 경찰의 방패에 머리를 맞아 다치는 등40여 명이 부상했다고 민주노총은 주장했다. 경찰청 경비1과 관계자는 "경찰도 16명 부상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노동자들의 광화문 쪽 행진을 막기 위해 세종로 방면 프레스센터앞 도로를 경찰 버스 12대로 가로막았지만 노동자들이 버스 위로 올라가면서 충돌이벌어졌다. 시위 참가자들은 오후 7시40분께 명동성당과 여의도 한강 둔치로 이동, 정리집회를 한 뒤 해산했다. 이에 앞서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 5만여명(경찰 추산 3만5천여명, 주최측 추산 6만여명)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시청 앞 광장에서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2003 전국노동자대회'를 연 뒤 오후 4시50분께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하겠다며 행진을 시도했다. 단병호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파업을 막으려는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가압류신청,그리고 비정규직 차별로 인해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생존권조차 보장되지 않고 있다"며 "이에 맞선 배달호.김주익.이현중.이용석.곽재규 동지의 죽음은 명백한 사회적타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부가 오는 12일까지 손배소.가압류 철회와 비정규직 노동자 차별 철폐 등을 위한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제조업은 물론 철도.지하철 등 공공부문까지 가세하는 전면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경고했다. 전날 저녁 서울 중앙대 운동장에서 1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전야제를 열었던노동자들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종묘공원, 서울역 광장, 삼성타워 앞 등에서 사전 결의대회를 열고 시청 앞 광장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날 시위로 도심 교통이 극심한 정체를 빚었으며 경찰은 전.의경 93개 중대를동원해 시위대의 주요 시설 접근을 차단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임주영.이율 기자 chungwon@yna.co.kr zoo@yna.co.kr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