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저항세력들의 테러위협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이들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색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저항의 중추인 후세인이 존재하는 한 테러가 지속될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이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31일 지난 4월 미군의 바그다드 점령이후 행방이 묘연한 상태인 후세인을 조만간 찾아내 체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크로포드 목장에서 하루 휴가를 보내고 있는 조지 부시 대통령을 수행중인 매클렐런 대변인은 "후세인을 생포할 것"이라며 "그를 정의의 심판대에 세우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후세인을 추종하는 잔당과 외국에서 온 테러범들이 이라크에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후세인 추종자들과 알-카에다 등의 외국 테러조직이손잡고 연쇄테러 공격을 감행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 행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최근의 조직적인 연쇄 테러공격의 배후에는 후세인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군 당국은 이에 따라 후세인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하고 30일 밤부터 후세인의 고향인 바그다드 북쪽 티크리트 지역의 아우자 마을에서 모든 성인 주민들에게 신분등록을 하도록 해 일일이 신원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미군은 31일 동이 트기전에 아우자 마을 주위에 철조망을 둘러쳐 완전 봉쇄한뒤 출입구에는 검문소를 설치, 주민들의 통행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 육군 제4보병사단의 스티브 러셀 중령은 "자유롭게 생업에 종사하고자 하는 주민 대다수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후세인이 신분을 위장한 채 이 마을에 은신해 있다는 정보에 따라 미군이 체포작전의 일환으로 신분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바그다드 교외의 아부 그라이브에서 거리 상품 진열대를 치우려던 미군과시위대가 충돌하면서 총격전이 벌어져 시위대 3명과 이라크 경찰관 1명이 사망하고미군 2명이 다치는 등 이라크 전역에서 혼란스런 상황이 계속됐다. 시위대는 후세인의 초상화를 들고 `신은 위대하다'고 외쳤으며 3시간 가량 지난뒤 총격전이 벌어지고 미군은 탱크까지 동원해 30분만에 시위를 진압했다. 또 폴 브리머 이라크 최고 행정관 사무실이 있는 후세인궁과 이라크 과도통치위사무실 등이 입주한 바그다드 시내의 주요 건물 부근에서 이날 2차례에 걸쳐 폭발음이 들렸다고 소식통들이 전했으나 폭발음의 정확한 실체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군 차량들이 많이 이용하는 바그다드 서쪽 150㎞ 지점의 한 교량에매설된 폭탄이 터졌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수니파 무슬림 성직자단체가 외국 점령군에 협조하는 것은 이슬람율법으로 엄격히 금지돼 있다고 주장하며 이라크 국민들에게 미군과의 접촉을 가급적 피할 것을 경고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후세인 정권 붕괴후 설립된 `수니 무슬림 성직자협회'는 31일 모술의 알-하지세디크 라샨 사원에서 기도회를 가진 뒤 발표한 성명을 통해 "정당한 명분없이 점령군(미군)을 지원하고 그들과 접촉하는 것은 죄악이고, 변절이자 무슬림 형제들에 대한 적대행위"라고 주장했다. 미군의 이라크 주둔에 대해 강경한 반대입장을 표명해 온 이 단체의 성명은 이어 "점령군에 대한 협력은 신을 노엽게 하는 행위"라며 "이라크 국민의 생명, 명예,번영을 지키기 위해 미군이 이끄는 과도 정부의 경찰관이 되는 것은 용인할 수 있지만 임무는 반드시 점령을 막아내는 활동에 국한돼야 한다"고 경고했다. 성명은 특히 이라크 경찰관들에게 알라신의 눈으로 볼 경우 범죄자가 아닌 사람들과 맞섬으로써 무슬림의 신성을 저버리는 행동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해 미군 등을상대로 한 연쇄테러를 사실상 방조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바그다드에서 이번 주말중 추가 테러공격이 일어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호주 정부는 바그다드 시내의 알-하마라 호텔에 대한 폭탄테러가 임박했다는 믿을만한 첩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호주 외무부는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이라크 여행 자제 통지문에서 "향후 2주일안에 알-자디리야 지역의 알-하마라 호텔에 대한 테러공격이 예상된다"며자국민들에게 알-하마라 호텔 주변에 머물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와 관련, 소식통들은 알-하마라 호텔에 대한 테러 위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면서 10여명의 외국인 기자들이 31일 알-하마라 호텔을 떠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전했다. (크로포드.바그다드 AFP AP=연합뉴스)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