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아시아의 오페라 가수들이 지난주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콩쿠르 중 하나를 석권, 동유럽의 풍부한 목소리들이 곧 빛을 잃게 될지 모른다는 시사를 던졌다. 전세계 오페라 가수 수천명 중에서 국제적 스타덤에 오르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2-3년 전만해도 '늙은 유럽'을 놀라게 한 것은 재능있는 미국의 젊은이들이었으며 이어 독일 경연장에 몰려든 것은 구 공산주의 국가 출신의 가수들이었다. 그러나 지난 25일 베르텔스만재단 주최의 신인성악 콩쿠르에선 입상자 6명 중 3명이 아시아인들이었다. 이 콩쿠르는 1987년 창설됐으며 2년마다 열리고 있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많다. 아시아인들이 50개국 1천200명 가수에 대한 자격심사후 독일로 초대된 49명의 가수 가운데 눈에 띄게 두드러졌다는 사실 때문이다. 카운터테너인 아르헨티나의 프랑코 파기올리(22)가 1만유로(1천400만원) 상금의1등상을 탔다는 것도 아시아인의 약진을 숨기지는 못했다. 2등상은 러시아 툴라에서온 막심 미로노프에게 돌아갔다. 3등상은 중국의 바리톤 리우 송후(29)와 한국 서울 출신의 바리톤 양태중(27),베이징 출신의 메조소프라노 하오 미아오(22)가 차지했다. 오페라가 문화생활에서 대체할 수 없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중부 유럽국가들로부터는 결선자들이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들 구 공산권 국가 가수들은 예선에서만 우세를 보였을 뿐이다. 분석가들은 일본과 한국의 가수들은 더 이상 유럽에선 드문 현상이 아니며 더욱이 귀터슬로에 온 경연자들 가운데는 대부분 20대 초반의 가수들이 많았다는 점이놀랍다고 말하고 있다. (귀터슬로(독일) dpa=연합뉴스) jk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