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던 남편을 부인이딸의 도움을 받아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26일 심야에 만취 상태로 귀가해 흉기로 가족들을 위협하던남편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노모(45.주부.은평구 증산동) 씨를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노 씨는 전날 오후 10시께 바깥에서 술을 마신 채 귀가한 뒤 가족들에게 '다 죽여버리겠다'며 흉기를 휘두르던 남편 최모(52.음식점 운전사) 씨를이날 오전 6시20분께 자택에서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씨는 이날 흉기를 들고 가족들을 위협하는 모습을 보다못한 큰 딸(23)이 부엌에서 가져 온 고춧가루를 최 씨에게 뿌려 흉기를 떨어뜨리게 했고, 노 씨는 그 틈을 타 흉기를 주워 최 씨의 가슴을 찔러 숨지게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최 씨는 이날 술에 취해 귀가한 뒤 밤늦게 까지 잠자지 않고 수능시험을 준비하던 작은 딸(21)을 괴롭히다 부인이 만류하는 데 격분해 밤새 행패를 부리다 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최 씨가 15년 전부터 술에 취해 가정폭력을 일삼았고, 법원에서 부인에대한 접근금지 명령도 내려진 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노 씨의 112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이미 숨진 상태였던 최씨몸에서 흉기에 찔린 상처 외에 다른 외상이 없고 노 씨가 범행을 자백함에 따라 이날 보강조사를 거쳐 노 씨에 대해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고춧가루를 뿌려 노 씨의 범행을 도운 큰 딸은 살인사건에 가담한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보고 검찰에 수사지휘를 의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황희경 기자 chungwon@yna.co.kr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