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취임 후 두번째 한ㆍ미 정상회담에 배석한 라종일 국가안보보좌관이 회담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기자들 앞에 섰다. 그러나 언론의 관심은 회담 결과보다 정부가 지난 18일 전격적으로 추가 파병을 결정한 배경과 이 과정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일처리 방식에 집중됐다. 대다수 기자들은 △파병을 최종 결정한 시점이 언제이며 △공론화를 거쳐 파병을 결정했는지와 정부가 약속한 정보 공개가 이루어졌는지 △외교안보 라인의 부조화와 파병결정 정보유출 경위 △미국에 전한 친서내용 등에 대해 질문공세를 펼쳤다. 라 보좌관은 쏟아지는 질문에 대해 이런저런 이유를 내세워 대답을 피했다. 한ㆍ미 정상회담은 현지 시간으로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10시30분)부터 방콕 하얏트호텔에서 한시간 동안 열렸다. 회담 전부터 언론의 관심은 뜨거웠다. 미리 예고된 공동 언론발표문이 늦게 나와 "양국간 협의에 진통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돌았다. 한국측은 회담이 끝난 뒤 두 정상이 언론에 나와 합의내용을 함께 발표하자고 요구했으나 미국에서 난색을 표명해 문안만 발표됐다. 회담장에 먼저 도착한 부시 대통령은 노 대통령에게 "오늘 미국의 친구이자 나의 친구인 노 대통령과 아침을 함께하게 돼 영광"이라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이어 "한국이 이라크 지원을 해주는 것을 무척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인사했다. 방콕=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