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3분기 경영실적 결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으로 세계 톱 수준 IT업체로서의 위상을 과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17일 삼성전자의 발표에 따르면 올 3.4분기 매출은 11조2천600억원으로 분기매출 사상 최초로 11조원대를 돌파했으며 영업이익은 2조5천억원으로 2.4분기 대비 77% 증가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3.4분기 영업이익을 1조6천억-2조원으로 예측했었다. 이는 반도체 부문에서 사상 최고의 분기별 매출인 4조7천600억원을 기록하고, 반도체와 함께 3대 사업부문을 구성한 휴대전화와 LCD 부문에서도 분기별로 사상 최고를 기록하면서 '캐시 카우' 역할을 확실히 수행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도체의 경우, 플래시 메모리의 급격한 수요 증가에다 나노 공정과 같은 미세공정을 적용하는 공정비율의 대폭 증가 및 12라인 본격 가동으로 생산성이 급격히 향상됐고 휴대전화와 TFT-LCD 부문은 올초 발생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이라크전 등과 같은 악재가 없어지면서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 실적현황과 배경 = 삼성전자의 3.4분기 경영실적은 매출이 11조2천600억원으로 2.4분기 9조8천400억원에 비해 14.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조500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무려 77.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조7천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반도체 부문의 경우, 영업이익이 1조3천500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139.1% 성장한 가운데 메모리 부문에서 `플래시 메모리'의 폭발적 수요증가에 힘입어 2분기 대비 40% 성장한 2조5천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실적호조를 이끌었다. 계절적 요인과 공급제한에 따른 가격 상승 등으로 D램 매출 역시 호조를 보였다. 3.4분기 매출이 1조3천8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6.1% 성장한 LCD 사업부는 노트 PC용 패널과 TV용 패널 등 대형 패널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본격적 `캐시 카우'로서의 가능성을 열었다. 매출 3조4천100억원으로 2.4분기에 비해 22.3% 증가한 휴대전화는 컬러폰, 카메라폰, 캠코더폰 등 멀티미디어 모델이 3.4분기 들어 경쟁적으로 출시되면서 유럽, 북미, 아시아 등 전지역에서 판매가 증가한데 힘입어 호조를 기록했다. 디지털 미디어(DM) 부문은 매출이 1조8천700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1.2% 증가하는데 그치고 영업이익은 오히려 감소했는데 이는 해외 생산비중이 지난해 70%에서 올 3.4분기 현재 82%로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 향후 전망 = 삼성전자의 이번 실적발표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회사 사업의 3대 축으로 부각된 메모리, 휴대폰, LCD 부문의 매출이 모두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 분기별 매출이 사상 최초로 11조원대를 돌파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 부문에서의 성장 여부가 향후 삼성전자의 경영실적의 핵심키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메모리 부문의 경우, D램과는 달리 경기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플래시 메모리의 사용처가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는 점으로 볼 때 이 부문에 대한 집중 공략은 해당 부문에서의 경영 안정성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플래시 메모리를 차세대 전략품목으로 육성키로 결정하고 내년에 이 부문 세계 1위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다수의 반도체 업체들이 D램 생산라인의 상당 부분을 난드(NAND.데이터 저장형) 플래시 메모리에 할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1.4분기까지는 D램공급의 여유가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D램 부문에서도 적어도 4.4분기까지는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휴대전화 부문은 앞으로 프리미엄 휴대전화의 수요가 세계적으로 계속해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호황'은 어느 정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TFT-LCD 부문 역시 LCD TV라는 새로운 수요기반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인만큼 앞으로도 계속해서 삼성전자의 `캐시 카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LCD TV 시장은 지난 5월에 320만대에서 9월에는 422만대로 시장전망이 상향 조정된 상태다. 삼성전자는 현재 5세대 5라인에서 8월부터 월 10만대의 TFT-LCD를 생산중이며 이달부터는 6라인도 조기 양산 체제로 들어감에 따라 LCD 시장에서 순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