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7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전날 "때가 되면 핵억제력을 물리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향후 2차 6자회담을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기 위한 협상용 발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오는 20, 21일 태국 방콕에서 개최될 APEC(아태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북핵문제가 주요 관심사로 부각할 가능성에 대비, 회담 당사자인 미국을 비롯, 중국, 일본, 러시아, 나아가 한국까지 겨냥한 의도적 발언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제기했다. 라종일(羅鍾一)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번에도 역시 협상용 카드로 보인다"면서 "다음 6자회담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한 카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측이 핵억제력 공개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 "확실한 정보나 근거가 없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 "다만 미국과 다른 회담 당사자들을 향한 말이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라 보좌관은 `미국측이 어떤 태도를 취할 것 같느냐'는 질문에 대해 "미국은 지금까지 북한이 핵을 거론해도 과잉 반응을 자제해 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크게 반응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국가안보회의(NSC) 핵심관계자도 "북한측의 엄포용 발언으로 해석된다"면서 "우리가 과잉 반응하면 말려들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 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