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꿈을 드디어 이뤘다"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5호'가 고비사막에 자리잡은 깐수(甘肅)성 주취앤(酒泉) 발사대를 이륙한 15일 오전 중국인들은 우주를 향한 오랜 꿈이 실현된 기쁨을감추지 못했다. CCTV 등 전국의 방송사들은 선저우 5호가 창공을 가르고 우주로 향하는 모습을계속해서 방송하고 있으며, 주요 신문들도 발사 성공과 함께 그동안의 우주개발 역사를 상세하게 전달하는 등 온통 `우주 축제'를 만끽했다. 1997년 홍콩 반환과 2001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유치 결정 때와 같은 축제 분위기가 고스란히 중국 전역을 뒤흔들었다.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우주선을 쏘아올리면서 한층 고무된민족주의가 더욱 공고해지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유인우주선 발사에 24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했지만 민족적 자부심에고양된 상황에서 `돈얘기'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시민들은 오히려 "유인우주선 발사에 이어 `달탐사'가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주고 받으면서 우주강국으로 등극한 중국의 위상을 강조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중국은 유인우주선 발사에 이어 오는 2006년 달을 도는 인공위성을 발사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달 탐사선과 기지 건립, 우주정거장건설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전날 공산당 16기 3중전회를 마친 직후 우주선 발사기지로 날아온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은 우주인과 우주선에 비치된 화상전화를 했다. 또 1992년 공산당 총서기시절 사상 첫 유인우주선 발사계획을 추진한 장쩌민(江澤民) 중앙군사위주석도 발사기지에서 이번 계획을 성사시킨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우주개발에 앞장선 `영도자'들을 부각시키는 장면에서도 중국 권력구도의 단면이 엿보이는 순간이다.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 다른 국가 지도자들은 현장에 가지 않고베이징(北京) 인근 우주항공지휘센터에서 역사적인 순간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이 선저우5호 발사를 앞두고 주취앤 기지 일대에 계엄령을 선포, 통행증이 없는 사람들에 대한 출입을 통제했으나 이 일대에는 이미 고위직 관리와 취재진이 초만원을 이룬 채 우주선의 비행을 지켜봤다. 한편 우주전문가들은 유인우주선 발사 성공을 통해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것은중국 인민해방군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이번 발사 성공을 통해 중국 지도부가 연간20억-30억달러에 이르는 예산을 이 분야에 투입할 경우 군부의 위상도 그만큼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또 우주개발을 통해 얻은 중국의 위성조작 및 로켓 기술이 미국의미사일방어(MD) 체제를 언젠가 무력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상하이=연합뉴스) 이우탁 특파원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