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는 바그다드 주재 자국 대사관을 겨냥한 폭탄테러와 아랍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라마단 금식월과 성탄절 사이에 이라크 파병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아나톨리아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터키 전 외무장관이며 터키-유럽 의회 협력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스페인을 방문중인 야사르 야키스 의원은 터키 인구의 절대다수가 이슬람 신도인 점을 감안해 라마단 이후 파병을 결정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라마단금식 기간은 이달 말부터 11월 말까지 한달간 이어진다. 야키스 의원은 또 미국으로선 성탄 휴가가 중요하며 미군 병사들은 성탄 휴가를 가족들과 함께 보내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키스 의원은 미국이 성탄 연휴기간에 병사들을 고국으로 보내고 싶으면 파병을 둘러싼 협상에서 장애물들을 제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야키스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라마단 종료 후나 라마단과 성탄절 사이에 터키군을 파병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며 "염두에 두어야 할 시기"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야키스 의원은 이어 터키군의 이라크 파병과 관련한 미국과의 협상에서 몇가지 원칙들을 제시했다고 아나톨리아통신은 전했다. 그는 터키군에 대한 쿠르드족의 반발과 터키군의 파병지 문제, 터키군의 발포권, 이라크 파병 방법과 경로 등에 있어서 미국과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바그다드 주재 터키대사관 부근에서 발생한 차량폭탄 테러로 적어도 1명이 숨지고 대사관 직원 등 10여명이 다쳤다고 미군 당국과 목격자들이 전했다. 이번 사건은 터키 정부가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에 1만명의 병력을 파병키로 결정한 지 1주일만에 일어났다. 한편 터키의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 당사국인 이라크는 물론 이집트와 요르단, 시리아 및 대부분의 걸프 국가들이 반대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천명한 상태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