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는 12일 터키군의 이라크 파병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쿠르드민주당(KDP) 지도자이며 과도통치위원회 위원인 마수드 바르자니는 이날카이로에서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을 만난 뒤 "우리는 터키 뿐 아니라 다른이웃 국가들의 파병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각국이 저마다 아젠다를 갖고 있겠지만 이라크에 병력을 보낼 경우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르자니 위원은 특히 "터키나 다른 이웃 국가들의 이라크 파병은 이라크에 긴장만 고조시킬 뿐"이라며 "터키는 자체 아젠다를 갖고 있으며 터키의 이라크 사태개입은 수많은 문제들을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사 아랍연맹 총장은 이에대해 "이라크 파병은 과도통치위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유엔 결의 하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사 총장은 또 "내가 만난 모든 이라크인들은 터키나 다른 국가들, 특히 이웃국가들의 파병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이슬람회의기구(OIC) 정상회의에서도 터키의 파병문제가 중점 논의될 것이라고 말하고 "이라크 주둔 외국 군대의 명확한 철군 일정"제시를 촉구했다. 바르자니 위원은 쿠르드족이 분리 독립을 추구한다는 의혹과 관련해 "우리는 모두 이라크의 통합과 자유, 민주 이라크를 지지하고 있다"며 일축했다. 그는 미군을겨냥한 폭력적 저항에 대해서도 미군의 점령을 종식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지적했다. 바르자니 위원은 터키군 파병 결정과 관련해 아랍연맹의 반대를 요청하기 위해KDP 대표단을 이끌고 11일 카이로에 도착했다. 그는 13일 아흐메드 마헤르 이집트외무장관을 만나 파병반대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마헤르 장관은 지난 9일 터키의 안탈리아에서 열린 지중해 포럼 제10차 외무장관 회의에서 터키군의 이라크 파병에 관한 논평을 요청받고, 파병은 터키의 독자적인 결정이며 직접 논평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지난달 유엔 결의하에서도 이라크에 파병하지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사우디 아라비아는 "합법적인 이라크 정부"가 요청하지 않는 한 이라크에병력을 파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우디 국방부 대변인은 사우디군 1개 여단이 이라크의 팔루자에 배치될 것이라는 언론 보도와 관련, "이라크 합법정부가 요청하고, 유엔의 테두리 안에서 또한 아랍 역내 합의로 추진되지 않는 한 파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그다드의 사우디 야전병원 경비병력과 교체하기 위해 여단 병력을 파견할 예정이라며 그러나 "경비 이외 다른 활동에는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