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당국은 지방 고위관료들이 고소득이 보장되는 사영기업으로 진출하기 위해 사직하는 사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이를 방지하기위해 인사제도 개혁과 함께 강력한 사정에 나설 방침이다. 당.정은 최근의 이러한 상황을 중시, 전국적 현황조사를 벌여 자료를 수집하고 대책 마련에 들어 갔다고 중국 권부에 정통한 서방 소식통들이 8일 밝혔다. 이와 관련, 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이날 '재계 진출 위해 관직 사직,고착화 경계'라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인터넷 판 머릿 기사로 다뤄 조만간 대책과 조치가 나올 것임을 시사했다. 지방 고위공직자 대거이탈은 경제가 급성장 하고 있는 광둥(廣東).저장(浙江)성등을 중심으로 올 들어 부쩍 늘어났고, 특히 퇴직 관리보다는 전도가 유망하고 한창일할 때의 유능한 관리들이 고액보수를 바라고 관직을 떠나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들은 관직 사직은 공무원 사회의 기강을 어지럽히고, 정-경 유착과 사리사욕의 확산을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공직자 잇단 사직 현상= 광둥성 포산(佛山)시 순더(順德)구 부구청장은 지난8월25일 사표를 내고 유명 가전제품 메이커인 메이더(美的) 부총재로 자리를 옮겨전략적 투자와 자본 운용 업무를 맡고있다. 동부지역 경제발전지구인 저장(浙江)성의 경우 성내 11개 도시에서 상당수 고위관료들이 1년 전부터 사영기업으로 떠나가고 있다. 저장성 정부에서는 저장성 공산당위원회 부비서장과 저장성 정부 부비서장, 재정청 당조직위원 등 3명의 고위 관료들이 사영기업으로 옮겼다. 자동차업체 지리(吉利)그룹 사장이 된 쉬강(徐剛.42) 전 재정청 당조직위원은저장성 최연소 부청장급 간부로 상하이차이징(上海財經)대학 박사 출신이다. 저장성 원저우(溫州)시에서는 지난 4월14일 부시장 우민이(吳敏一), 린페이윈(林佩雲), 비서장 허바오건(何包根), 부비서장 왕윈정(王運正) 등 4명의 간부가 사영기업 취업을 위해 동시에 사표를 제출, 여론이 들끓어 올랐으나 결국 당 조직부는이들의 사직을 비준했다. 하이난(海南)성 징하이(璟海)시 부시장이던 왕원진(王文進)은 10여년간 고직에서 관광업무를 한 경험을 살려 한 체육훈련기지 회사의 사장으로 근무중이고, 장쑤(江蘇)성 둥타이(東臺)시 시장이던 왕샤오핑(王小平)은 작년 12월 한 유지 회사의 총경리직을 맡았다. ◇ 공직자 사직 이유= 중국 관료들 연봉이 평균 2만4천-3만6천위앤(元)에 불과하지만 사영기업에 진출하면 연간 100만위앤 이상을 보장 받기 때문이다. 베이징(北京)시가 고위전문직에 채용할 박사급 공무원을 공모하자 10명 모집 정원에 126명이나 응시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지만 그 이유는 다른데 있다고 관계자들이 분석했다. 당분간의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민영기업에 진출할 경우 연봉수준이 큰 폭으로상승하는 것을 노린 것이라는 해석이다. 공직 경험은 결국 사영 기업 진출의 발판이된다는 계산 속이라는 것이다. ◇찬.반 양론= 당국은 공직자들이 사직해 사영기업에서 고액을 받고 스카우트될 경우, ▲국가기밀 누설 ▲과거 친분 이용, 정-경 결탁 부정 로비 ▲뇌물 수수 등부정 축재와 돈세탁 등이 현상이 만연해 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유능 관리들의 대거 이탈로, 중앙과 지방 행정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우려도 있다. 반면 쉬강 사장은 "공무원을 그만두고 사영기업으로 자리를 옮기기로 결심한 것은 또 다른 방법으로 우리 지역사회에 공헌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당국자들은 "우리는 이들의 선택을 존중하며 사영기업으로전직하는 엘리트들이 중국의 경제발전에 아주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 당국 조치= 권력을 이용해 돈을 벌고, 사리사욕을 취하려 하는 것은 당을 해악을 끼치는 행위이며, 인민의 복리를 해치는 모리배 상인이라는 것이 당 고위층의 기본 인식이다.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 당 간부는 퇴직 3년 이내에는 경제.상업활동에 종사하지 못한다"라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국무원 산하 한 기구는 최근 지방을 돌며 공직자 사직 현상을 파악하고, 이를방지하기위한 초안을 작성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특파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