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한 백인들(Stupid White Men)'의 저자 마이클 무어가 신간 '친구, 내 나라는 어디있는 거요?(Dude, where's my country?)'에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을 향해 부시가(家)와 사우디아라비아 왕실과의 관계 등 7대 의혹에 대해 거침없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이 7일 보도했다. 다음은 무어가 부시 대통령에게 던진 7대 의혹에 관한 질문이다. ▲빈 라덴 가문과 부시 가문이 지난 25년간 사업상 관계를 맺어 왔다는 게 사실인가? =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형 살렘 빈 라덴은 지난 73년 처음으로 텍사스주(州)를 방문했고 훗날 토지를 구입, 자신의 집을 짓기도 했다. 빈 라덴 가문은 사우디아리비아의 도로, 발전소, 고층건물 등을 건설했다. 이들은 또 걸프전 당시 미군을 위해 가설 활주로를 짓기도 했다. 당신의 아버지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 칼라일그룹의 고액연봉 컨설턴트로 일했고 당신도 94년까지 칼라일그룹 소유 케이터에어(CaterAir)의 경영을 맡았다. 빈 라덴 가문은 최소한 200만달러를 투자한 칼라일그룹의 투자자 가운데 하나다. 대통령,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부시 가문과 사우디아라비아 왕실간 `특별한 관계'는 무엇인가? = 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때 사우디아라비아는 위협을 받았고 당신 아버지는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을 구하기 위해 달려갔다. 미국 경제는 상당 부분 사우디아라비아 왕실 돈에 의해 구축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은 미국 증시에 수조원을 투자하고 미국 은행들에도 수조원을 투자하고 있다. 만일 이들이 돈을 뺀다면 미국의 기업, 금융기관들은 무너질 것이며 결국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경제 위기가 초래될 것이다. 과연 이러한 환경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국토안보에 바람직한가? ▲과연 아프가니스탄의 동굴 속에서 신장투석기에 의지한 사나이가 테러를 일으킨 게 맞는가? 아니면 사우디아라비아의 당신 친구가 저지른 것인가? =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에 잠입한 19명의 테러리스트에게 어떻게 2년에 걸쳐 지령을 내리고 그들의 행동을 감독할 수 있었겠는가? 테러 첫 날 신문들은 일제히 "테러리스트들이 미국을 공격했다"고 제목을 달았다. 만일 여객기 공중납치범 19명 가운데 15명이 북한인이었고 이들의 공격으로 3천여명이 희생됐다면 당연히 "북한이 미국을 공격했다"고 기사 제목이 달렸을 것이다. 이들이 이란인이나 리비아인, 쿠바인이었다면 "이란(또는 리비아, 쿠바)이 미국을 공격했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테러리스트 19명 가운데 15명이 사우디아라비아인인데도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을 공격했다"고 제목이 달리지 않았다. 왜? 왜 그렇지 않았는가? 의회가 `9.11테러' 조사보고서를 공개할 때 대통령 당신은 왜 사우디아라비아의 역할을 언급한 28쪽 분량을 사전 검열했는가? ▲테러 직후 항공기 운항이 제한됐을 때 당신은 왜 사우디아라비아의 자가용 제트기로 하여금 미국내 빈 라덴 일가를 태우고 미국을 떠나도록 허용했는가? = 테러직후 미 영공에서의 항공기 운항이 제한됐을 때 자가용제트기들이 미국내 빈 라덴 일가 24명을 태우고 미국을 떠났다. 이들은 자가용제트기를 타고 먼저 텍사스주내 비밀스런 회합 장소로 이동한 뒤 워싱턴과 보스턴을 거쳐 2001년 9월18일 파리로 날아갔다. 이들은 어떠한 진지한 조사도 받지 않았다. 만약 24명의 빈 라덴 일가 가운데 한 명이라도 테러공격에 대해 무언가 알고 있었다면 어쩌겠는가? 대통령 당신은 어쩌자고 이같은 일이 발생하도록 놔두었는가? ▲당신은 왜 잠재적 테너리스트들의 총포 휴대권리를 보호하고 있는가? = 테러직후 5일간 연방수사국(FBI)은 186명의 용의자가 최근 수개월간 총포를 구입한 사실이 있는지 조사를 벌였으나 존 애슈크로포트 법무장관이 이 조사를 중단시켰다. 당신은 잠재적 테러리스트들에 대해서는 영장없는 수색과 압수를 금하는 4차 헌법수정안, 배심원 입회하 공개재판과 조언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6차 헌법수정안,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 1차 헌법수정안도 철회할 수 있다고 믿으면서도 총포 휴대권리를 보장하는 2차 헌법수정안은 철저히 보호하고 있다. 당신은 어찌하여 미국 땅의 테러리스트들을 돕고 있는가? ▲당신이 주지사 시절 탈레반이 텍사스주를 방문, 석유.가스회사 관계자들과 만난 사실을 알고 있는가? = 영국 BBC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은 당신이 주지사시절 텍사스주를 방문, 석유.에너지 대기업 유노칼(Unocal) 관계자들을 만나 사업과 관련해 논의했다. 또 여러 언론보도에 따르면 테러가 발생하기 직전인 2001년 여름 행정부 대표들이 탈레반을 만나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대통령, 도대체 무슨 메시지였는가? 오사마 빈 라덴 인도조건을 의논했는가? 아니면 무력사용을 위협했는가? ▲플로리다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테러공격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당신이 지은 표정은 무슨 의미였는가? =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기 위해 교실에 들어선 직후 뉴욕 세계무역센터(WTO) 남쪽 건물에 대한 여객기 테러공격을 듣자 당신은 어렴풋이 멍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리고 약 7분간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 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가? 그 때 당신이 지은 표정은 무엇을 의미했나? 몇 달 전 중앙정보국(CIA) 제출한 보고서를 좀 더 진지하게 받아들였으면 하고 후회했나? 아니면 몹시 두려웠나? 아니면 `이는 동생 젭(플로리다 주지사)이 맡았어야 할 일인데' 하며 아버지를 원망했나? 아니면 교실 의자에 앉은 채 빈 라덴 가문을 비롯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친구들을 떠올렸나? 무어는 또 이라크전쟁에 반대한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70년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과 함께 자리한 모습을 폭스뉴스가 방영하는 것도 꼬집었다. 무어는 언론들이 후세인이 디트로이트시(市)로부터 행운의 열쇠를 받는 모습, 80년대 초 도널드 럼즈펠드 현 국방장관이 바그다드를 방문, 이란-이라크전쟁 전황과 관련해 후세인과 환담하는 모습은 왜 방영하지 않는지 힐난했다. (서울=연합뉴스) econom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