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도중 1억5천만달러(약 1천700억원) 규모의 복권에 당첨돼 세계적 관심을 모은 주한미군 하사는 조만간 군복을 벗고 한국생활을청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4일 최근 휴가 차 방문한 미국의 고향에서 `복권 대박'을 터트린 미8군 소속의 스티븐 무어(30) 하사의 어머니 애넷 무어 크로포드가 아들의 조기 전역을 강력하게 요구, 수용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크로포드는 지난 1일 거주지인 미국 조지아주(州)의 한 신문과 회견에서 "조지W. 부시 대통령이 우리 집에 전화를 걸어 아들이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된다고말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조기 전역조치를 배려해주기를 희망했다. 그녀는 또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 일을 그만두지 않을 것이다. 아들에게 메르세데스 벤츠 차량 1대를 사주도록 설득하는 데 성공한다면 이 차를 몰고다니고 싶다"며 대박의 떡고물이 자신에게도 떨어지기를 은근히 기대했다. 하지만 무어 하사는 부인과 두 딸을 위해 집을 새로 지을 것이라고만 밝히고 어머니에 대한 경제적 지원계획은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계 미군에 배포되는 성조지의 태평양판은 4일 스티브 보일런 미8군 대변인(육군 중령)을 인용해 무어 하사의 대박 소식을 전하면서 그의 조기전역 가능성을 시사했다. 보일런 대변인은“이런 상황에서 모든 군인은 복무기간을 마쳐야 할 의무를 갖는다. 다만 장병 본인과 소속 부대를 위해 최선의 길이 있다면 예외가 인정될 수도있다"고 말했다. 보일런 대변인은 또 무어 하사가 지휘계통을 통해 자신의 신상정보 공개를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려줄 수 없다며 성조지를 비롯한 국내외 언론의 취재협조 요청에 난색을 보였다. 금년 1월 미 8군사령부에 배치돼 한국생활을 시작한 무어 하사는 지난 달 말 가족을 만나기 위해 조지아주(州)로 휴가를 갔다 1억5천만달러짜리 복권에 당첨, 일확천금의 주인공이 됐다. 화학무기 전문가인 무어 하사는 자신의 고향으로 인구 1만명의 소도시인 조지아주 피츠제럴드 소재 간이음식점에서 복권을 구입한 뒤 지난 1일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TV 코미디 쇼를 시청하려던 순간 대박 소식을 접했다. 조지아주를 비롯한 미국 내 10개 주에서 운영되는 이 복권회사 사상 최대 액수의 당첨금을 거머쥐게 된 무어 하사는 분할금으로 돈을 수령하지 않고 일시금 8천890만달러를 선택했다. (서울=연합뉴스) 황대일 기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