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50억원 이하 중·소형 빌딩시장에서도 투자자들의 '강남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임대수익률이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강북권 소재 매물이 나와도 "강남에 좋은 물건이 나오면 기다렸다가 사겠다"는 투자자들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통계치로 정확히 잡히지는 않았지만 이같은 분위기는 시중은행 프라이빗뱅킹(PB) 및 일선 중개업계에서 감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요즘 중·소형 빌딩 매물을 찾는 사람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은 강남권 물건을 찾는다고 한다. 강북권 빌딩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성북동이나 한남동 등 강북에 거주해 온 70대 이상 '큰손'들이다. 시중은행의 한 PB는 "임대수익률이 연 9%에 달하는 왕십리 및 영등포 역세권 빌딩을 고객에게 권한 적이 있는데 '강남권 매물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강북권 1급 빌딩의 경우 매매값은 강남에 비해 저렴한 반면 임대수익률은 강남보다 2∼3%포인트 높은 8∼9%에 육박한다. 그런데도 이처럼 중·소형 빌딩시장에서 강남쏠림 현상이 심화되는 것은 땅값 상승에 따른 투자수익률이 강북에 비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한 PB는 "물건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강남권의 경우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전보다 20∼30% 매매값이 상승한 반면 강북권 빌딩은 거의 오르지 않은 매물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 PB는 "6년 전 23억원에 매입한 종로의 한 빌딩을 25억원에 판 고객이 최근 있었다"며 "반면 한 고객이 2년 전 34억원에 산 청담동 소재 병원빌딩의 매매가는 현재 60억원으로 급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